뇌는 인간을 춤추게도 살인하게도 한다.

범인은 바로 뇌다 - 연쇄살인자, 사이코패스, 극렬 테러리스트를 위한 뇌과학의 변론
한스 J. 마르코비치.베르너 지퍼 지음, 김현정 옮김 / 알마 / 2010년 12월

내가 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릴적 뇌가 모든 신경을 조절하며 행동과 말 그리고, 감정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나서이다.
뇌가 감정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범죄와의 연관성은 생각해볼 수 있을 법하다.
그러던 차에 범죄와 뇌와의 연관성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였다.
그 다큐멘터리에서 주로 다른 내용은 "뇌"이었으며, 주된 내용은 뇌종양 환자 치료 및 범죄자들의 뇌연구였다.
그때, 뇌종양 수술시 국소마취만으로 진행하며, 환자와 의사가 이야기를 나누면서 진행되는 것을 알았다.
뇌의 특정부위를 건드릴 경우 언어장애 및 행동장애가 생기므로, 이야기도 나누고, 연산도 시키고, 암기도 시키고, 팔다리를 움직이게도 하였다.
정말 놀라운 사실이었다.
또 한편으로 범죄자들의 뇌를 연구한 결과 전두엽에 상흔이 있거나 전두엽을 다친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함부로 머리를 가격하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새삼 다시 느꼈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뇌 전문의가 되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이 책 <범인은 바로 뇌다>라는 책을 만나면서 바로 그 다큐멘터리가 떠올랐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졌다.
책을 읽으면서 기존에 단편적으로만 알았던 각종 범죄와 뇌와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
참으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 연구를 통해 뇌와 범죄와의 관계를 밝혀낸다는 것을 알았다.
후천성 소시오패스의 증상에서부터 롬브로소의 아이러니, 골상학까지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연구가 인용되었다.

많은 연구내용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선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과연 뇌손상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환자일까 범죄자일까?
환자가 우선시 된다면 치료가 먼저 진행되어야 하며, 범죄자라는 판단이 든다면 처벌이 우선이다.
그리고, 이와 연계해서 과연 치료가 된다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까?
경험적 스트레스와 감정의 기복이 뇌와는 상관없이 또다른 형태의 범죄로 번져가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또하나는 이미 알려진 몇몇 부분의 뇌 손상이외에도 많은 형태의 변형이 범죄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범죄를 광의의 의미에서 해석한다면, 갈취, 사기, 몰인정, 이기주의도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얼굴이 유전되듯 뇌의 형태와 기능도 유전되고, 그렇다면 범죄도 유전될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유전조차 무시할수 없는 중요한 인자가 되지 않을까?

책을 읽고 많은 생각과 상상과 의문이 교차하였다.
역시 범죄는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며, 뇌는 누구나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뇌. 과연 우리를 지배하는가, 우리가 뇌를 지배하는 가라는 의문과 함께 책을 유쾌하게 읽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