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매의 슬픈 사랑 이야기

자매의 방
윤선미 지음 / 초록물고기 / 2010년 12월

같은 부모, 같은 환경에서 큰 형제와 자매의 경우도 매우 다른 성격과 매우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 책속 두 자매 예희와 민희도 참으로 다른 성격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언니인 예희는 남편과 이혼하고, 딸 송아를 데리고 나와 동생네 집에 얹혀 살고 있다.
동생 민희는 게임개발을 하는 커리어 우먼으로 결혼보다는 자신과 일에 더 노력하는 여성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자매가 한 집에서 살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직 결혼이라는 것을 해보지 않아 예희의 이혼후 상실감을 온전히 이해할수도 없었고, 그녀의 결단력 없는 모습이 그저 원망스러월 뿐이었다.
그리고, 민희의 경우는 좀더 안타까움으로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은 남자들과의 사랑과 상처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였다.
이 책에는 다양한 사랑이 담겨 있다.
짝사랑, 사회적 성공을 위한 사랑의 배신, 헌신적이면서 순수하고 용기있는 사랑, 무모하고 대책없는 사랑을 가정한 합의 (?) 도 있었다.
어찌보면 너무나 진부한 사랑이야기가 자매를 통해 범벅이 되어 있는 듯 싶지만, 무언가 끌림이 있었다.
책을 놓을수 없는 집중력을 유발하는 문장력과 스토리 전개가 상투적인 사랑이야기를 좀더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내가 여자이어서인지, 책속의 사랑 이야기가 해피앤딩이 아니라 너무 화가 났다.
바보같은 사람들, 모두 한 방향으로만 향하는 사람들.
사랑이라는 이름에 가려 진정 사랑이 무언지도 모르는 사람들.
모두모두 바보같고 한심스러웠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그 정체모를 것에 대한 신뢰감도 떨어져 버렸다.
사랑이지만 그 모호함이 더욱 사랑을 더럽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항상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가꿔야 할 것인 것이다.
그 최선의 노력에 따라 사랑이 아름다울 수도, 이 책속 사랑처럼 우울할 수도 있다.
슬픈 이야기에 분노할수 밖에 없었던 한 여자로서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할 수 있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