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가난의 행복 - 강제윤 산문집
강제윤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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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강화도와 안면도로 휴가를 갔었다.
서울에서 각박하게 살다가 오랜만에 휴가라서 맘껏 여행을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갯벌은 소유지라 들어갈수가 없었고, 제한된 해변가 백사장에서만 놀 수 밖에 없었다.
그 해변가에는 버글 버글 인파로 들끓어 온갖 바가지에 유흥가에 정신이 없었다.
워낙 유명한 관광지에 간 탓도 있었겠지만, 바쁘고 시끄럽고 환락적인 도시와 별반 다를바가 없었다..
그래서 오랜만의 휴가를 자연속에서 여유있게 지내고 싶었던 작은 소망은 멀리 떠내려갔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추억과 아쉬움이 떠올랐다.

전복 등 수산물 양식 사업으로 큰 돈을 버는 보길도가 고향인 작가가 보길도에 내려가면서 지냈던 시절에 대한 기록을 한 것이 바로 <자발적 가난의 행복>이다.
이 책속에 담겨져 있는 작가의 삶을 보면서 올 여름 작은 소망을 다시 불러낼 수 있었다.
수억을 버는 보길도의 마을이 아니라, 섬안의 고립된 농촌 부용리 마을에서 지낸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생활속에 담아낸 앨범같은 에세이였다.
같이 지낸 봉순이에 대해서, 완도에 들러 사 온 물고기에 대해서, 직접 만든 메주에 대해서, 인연으로 만난 염소들에 대해서, 찾아간 절과 스님에 대해서, 그리고 주변 이웃에 대해서 등등.
마치 하루를 정리하며 쓴 일기와 같이 길지 않은 문장으로 소소한 일상을 기록해 두었다.
이런 기록은 마치 한장의 사진들이 모여 있는 앨범을 펼쳐보는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작가는 이처럼 일상만을 기록하지는 않았다.
사회속 문제와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으며, 스스로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노력하였다.
또한 부용리 마을에서 비록 가진 것이 적지만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자신과 이웃들의 삶 속에서 나름의 해답과 해결책을 찾아내고 있었다.
부용리 마을의 삶이라는 앨범 속 사진에서 나를 발견하는 듯한 느낌을 주거나 그 사진을 찍은 느낌을 주는 것 이외에, 작가 강제윤과 함게 토론하고 강연을 듣고 논쟁을 한 듯한 느낌도 남았다.

강제윤 작가는 "자발적 가난"이 바로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자발적 가난"은 가난의 불편함과 고통을 미화시키는 것처럼 느껴졌다.
분명 가난이라는 것은 가진 것이 없는 미소유와 비소유의 의미이다.
무소유는 가질 수 있는 것을 포기함을 뜻한다.
따라서, 이런 미소유와 비소유로 설명되는 가난함과는 차이가 있다고 본다.
즉, "가난"이 아니라 "자발적 가난"에 핵심이 있다고 본다.
소유 무소유, 가난, 부유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행복은 욕심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가진 자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욕심을 맘속에 갖고 있다면 절대로 행복해 질수 없다.
강제윤 작가님도 이런 의도를 갖고 있었지만, "가난"이라는 단어때문에 약간 어긋나게 다가왔다.
이런 약간의 어긋남은 책의 전체 흐름에서 매우 소소하다.
누구나 한번쯤 지치고 힘들때 그냥 한번쯤 생각으로만 넘겼던 것을 작가는 화두로 던져내고 있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하며, 그 목표를 위해 더 많은 것을 탐하고 욕심낸다.
하지만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어이~ 그러지 말고, 한번 버려봐"라고 유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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