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주문 신부
마크 칼레스니코 지음, 문형란 옮김 / 씨네21북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우편주문 신부>라는 이 제목이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표지에 한복을 입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한 여성의 옆 모습에 마음이 끌렸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오랜전 경험이 생각이 났따.
5년전 내가 미국에 있었을 때, 한 이탈리아 출신의 박사님과 같이 일한 적이 있었다.
같이 일하면서 어느정도 친해지자, 그분한테 들은 충격적인 한마디가 이 책을 읽으며 떠올랐다.
"한국 여자는 드세다"
난 놀랬고,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이유를 물었더니, 자신의 전 와이프가 한국여자였는데 자기 주장이 강했고 고집이 셌다는 것, 그리고 그런 이유로 헤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친구들에게 들은 바로는 서양 남자들이 생각하는 동양 여자의 이미지는 바로 순종적인 일본 여자, 특히 게이샤의 이미지이며, 한국, 중국, 일본인은 다 같은 동양인으로만 안다는 것이다.
이런 선입견이 존재한다는 것을 미리 알지 못한 상황에서 매우 충격적이었고, 미국에 있는 동안 더 와일드하게 지냈었다.

이 책의 주인공 몬티도 비슷한 선입견을 갖고 잇었다.
소심남에 소위 왕따를 당하는 숫총각 몬티에게 중국, 한국, 일본 여성, 아니 동양 여성은 얌전하고 복종적인 모습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선입견을 심어준 것 중 하나는 실제 존재 여부를 알수 없는 동양 여성의 포르노 잡지였다.
그래서 몬티는 신부감을 동양 여성으로 골라 우편주문을 한다.
그렇게 해서 온 사람이 바로 경 (경서)라는 이름의 한국 여성이다.
이렇게 이들의 결혼 생활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은 서로 마주 봄이나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곳을 보는 모습이었다.
몬티가 수집하는 인형처럼 순종적이며 복종적인 아내를 원한 몬티.
자신을 새로운 곳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시켜 줄 남편을 원한 경.
그렇게 실제와는 전혀 다른 아니 반대의 모습을 원하면서 서로에 대해 모르며 시작된 결혼 생활이었다.
서로의 기대치를 위해 아내와 남편이 아닌 포르노 잡지와 이브 월을 선택하였지만 결국에는 버려지고 버림받았다.

참 우울했다.
우편주문 신부가 한국 여성이라서?
물론 100% 자유롭지 않겠지만 그것이 내 우울의 전부는 아니었다.
내가 가장 우울하다고 느낀 이유는 몬티와 경서의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는 것 그리고, 그 둘이 모두 겁쟁이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소심함, 상처, 불만족을 스스로 맞서 해결해 보려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지하려고만 했던 바로 그 선택이 우울하게 하였다.
벌거벗고 춤을 추던 무희가 검은 옷을 입은 여인들에 가려지듯, 자유 의지와 용기를 겁먹음과 의타심에 잠식당해서는 안된다.
그 부부가 뒤늦게라도 깨닫기를 간절히 바랬다.

마치 각과 선을 조화시켜 강렬한 터치를 구사한 그림은 인간의 강렬한 욕구와 욕망과 어우러져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이처럼 스토리 뿐만 아니라, 그림에서도 꽤 사실적이며 강렬하고 독특한 느낌을 선사하였다.
이 책은 내 경험과 함께 꽤 오래 기억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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