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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의 머리일까?
차무진 지음 / 끌레마 / 2010년 6월
평점 :
사실 난 미스터리 스릴러를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웬만한 스릴러 소설에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책은 정말 으스스했고, 밤늦게까지 모두 읽고 나서인지 범인과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음에도 잠이 잘 안올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피가 낭자한 스릴러보다 묘하게 심리선을 건드리는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적극 추천할 만하다고 느꼈다.
김유신 장군.
우리나라 성인중에서 이순신 장군과 연개소문 강감찬 장군과 더불어 대중에게 잘 알려진 장군이 바로 김유신 장군이다.
최근에 방영되었던 <선덕여왕>에서 김유신 장군은 우직하고, 신념있고, 정의로운 장수로 등장했다.
이 책은 그렇게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삼국 통일의 주역, 김유신 장군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소설이다.
책의 첫장은 현재의 시점에서 백발의 김교수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김교수는 술을 엄청 마시고, 의문의 이야기를 남긴 채 이야기는불운했던 식민지 시대로 넘어간다.
그리고, 등장인물인 김법민과 그의 친구 고지마 겐지가 등장한다.
김법민의 경우 유곡채의 둘째 아들이며, 징집을 피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을 정도로 적극적인 성격보다는 소극적인 편이다.
김법민은 일본 유학중에 일본군 고위 장군의 아들인 겐지를 알게 되고, 겐지의 제안으로 조선총독부 경주박물관 유물연대조사원으로 두 사람은 경주로 오게 된다.
그 시절 경주에는 각간묘 발굴이 진행되었고, 의문의 관 속에서 완벽하게 비누화가 진행되어 살아 있는 듯 한 남자의 머리 미라를 발견하고 있었다.
김법민의 집안 유곡채는 김인문의 묘를 지키는 집안으로, 공식적으로 각간묘의 주인이 김인문으로 알려져 있다.
유곡채와는 달리 김유신의 묘를 지키는 봉우당이 선도산 아래 유곡채와 함께 위치해 있다.
사건은 바로 이 한 남자의 머리 미라를 중심으로 그가 김인문인지, 김유신인지가 쟁점으로 떠오른다.
그러던 차에, 김법민의 아내이자, 봉우당의 둘째딸 수영이 머리가 잘린 채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로인해 마을에 저주가 내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건은 점점 미스터리로 꼬여간다.
그리고, 계속되는 실종과 살인은 점점 저주가 현실화 되는 듯 하고, 귀신과 혼령이 지배하는 경주로 바뀌어 간다.
이 책의 화자는 제 3자이다.
하지만, 사건을 풀어가는 사람은 겐지였다.
김법민은 살해된 수영의 남편이자, 살인사건들과 관련이 있음에도 사건을 풀어가기 보다는 그저 관망한다.
그러다 어느순간 이야기의 중심이 나뉘면서 사실 이 책을 읽는 말미에서는 어느정도 살인사건의 배후를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은 충격적이었고, 다시 백발의 김교수와 연결되면서 끝이 난다.
<김유신의 머리일까?>는 참 여러가지 요소를 담고 있다.
한국의 주술적인 미신과 역사적 사실을 묘하게 접합시켜서 사실감있는 불안감을 형성하고 있다.
김유신과 김인문, 봉우당과 유곡채의 묘한 대립 및 갈등이 과거 역사적 기록과 접합하고 있다.
그리고, 역사적 사건과 각간묘를 발굴하고 파헤치려는 사람과 그것을 되돌리려는 사람이 등장한다.
또한, 과거와 현재, 일본과 한국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책을 덮고나서 드는 감정은 매우 복잡했다.
그저 바라만 보는 사대부와 현실적으로 다가서는 기자, 일본의 우월주의와 약탈.
참 그저 스실러 소설 하나 읽었다고 끝내기에는 복잡 미묘한 감정이 솟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