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니의 비밀노트 고려대학교출판부 인문사회과학총서
필립 라브로 지음, 조재룡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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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적 '어른'이라는 돈과 성적만 밝히는 고집불통에 어리석은 종족과 그들이 만들어 놓은 어둡고 답답한 세상에 원치 않게 떨어져 버린 것을 한탄했었다.
그시절 내가 가장 많이 고민한 거은 '내가 우연의 산물인가? 필연의 산물인가"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우연의 산물이었고, 내삶에 그 우연에 의한 삶에 의미같은 것을 부여할수 없어 보였다.
꽤나 늦게 찾아온 사춘기 덕분에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나의 고민은 시작되었고, 대학교 그리고, 유학생활 4년만에 고민에 마침표를 찍었다.
참 늦되다 못났다 싶을 정도였지만, 오랜동안 고민에 해답은 없었다.
그냥 그렇게 시간이 갔고, 난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었다.

이 스테파니의 비밀 노트를 읽으면서 14살에 스테파니는 나의 중학교 시절 그리고 그 고민하던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스테파니가 농장이라 부르는 학교에 나역시 흥미가 없었고, 내가 중고등하교 선생님을 싫어했듯 스테파니 역시 선생님들을 별로 인식하지 않았다.
물론 니콜이라는 음악선생님은 제외가 되겠지만.
스테파니에게는 "이" 클럽 친구들, 나탈리, 줄리, 소피, 발레리가 있었고, 나에게는 이야기 클럽 친구들이 있었다.
비록 우리의 모임은 이름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매일 베란다 창가에 모여 앉아 무서운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 등을 나누었다.
스테파니에그는 겉으로 보는 것에 대해서 그 어떤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는 뛰어나게 지적인 존재인 블루 포인트 고양이 가펑클이 있었지만, 나에게는 조용하지만 세상 모든일에 놀라지 않고 통달한 마치 반지의 제왕의 마법사 간달프를 닮은 잭크라는 발바리가 있었다.
우리는 방귀도 튼 친한 사이였다.
이외에도 비슷한 점이 많았다.
연애인에 열광하고, 패션에 목매는 것을 시시하고 우습게 여겼던 것도, 기절이나 죽음을 위해 숨을 멈춰본 것도, 부모님이 하지말라고 하는 것만 골라서 하려고 했던 것도 같았다.
책을 읽는 내내, 문득문득 스테파니에게서 나를 발견할 수 밖에 없었고, 빙그레 웃음지을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뜨끔하기도 했다.
이제 나는 어른이다.
비록 스테파니의 부모님 보다는 어리지만, 이미 스테파니보다는 스테파니의 부모에게 가까운 나이이다.
나에게 아이가 생긴다면, 조카가 커서, 이런 과정을 겪을때 나는 그 아이들을 위해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나도 늦게 그 시절을 겪었지만, 해답을 구하고 그 시절을 지낸 것이 아니기에 상담이나 섯부른 충고는 해줄수 없을 것 같다.
그저 그 아이들이 힘들어 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볼수 밖에.

이책에는 참 나보다 어른스럽고 더 멋진 한 아이가 등장한다.
스터파니의 같은 반 친구 파블로의 남동생으로, 나도 스테파니처럼 그애 이름인 조엘 대신 다른애로 소개하고자 한다.
다른 애는 아픈 비밀때문에 이미 어른이 되어 있었다.
다른 애가 그자비에 뒤카스의 부당한 사건과 세계적인 차원의 비극인 엄마일을 겪은 스테파니와 나누는 대화는 어른과 소녀의 대화였다.

"내말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 해야만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서로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야 ~생략~"
"~ 네가 원하는 걸 발견해야 하는 곳은 너의 외부가 아니라 바로 네 내부에서야~"

정말 이 다른애의 말은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하였고, 내게도 큰 충고가 되었다.
스테파니와 내가 다른 애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어릴때  생각하였던 '어른은 고집불통에 어리석은 종족'이라는 말은 맞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어른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모두 인간이기에 모두 고집불통에 어리석은 종족이다.
그 어리석은 종족에게서 유일한 소통수단은 우리가 그토록 자랑하는 말과 글이 아니라 따스한 감싸안기와 사랑뿐인 것이다.
하지만, 우린 고집불통에 어리석은 종족이기에 말이 항상 먼저 앞서고, 중요한 사랑하는 마음을 뒷전에 감춰두고 있다.
만약 나의 아이가 스테파니와 같은, 아니 나의 어릴 적과 같은 고민과 행동을 한다면 사랑의 눈빛과 마음을 담아 감싸안아 주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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