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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 김숨 장편소설
김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독특하고 독특하고 또 독특하다.
매우 실험적이고, 매우 용기있는 작품이었고, 많은 두려움과 걱정이 함께 하였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 불, 소금, 금, 공기라는 성질이 중심으로 이들을 한 가족으로 묶어 이야기를 진행해 간다.
철저히 1인칭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중간에 2번 엄마인 물의 고백이 있는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큰딸인 소금에 의해 이야기가 진행된다.
엄마는 물이며, 아빠는 불이며, 큰딸은 소금이고, 두번째 달이며 소금의 쌍둥이 동생은 금이고, 막내 딸은 공기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세자매의 한 가정처럼 보이지만, 상처투성이에 문제 투성이일 뿐이다.
엄마 물은 수증기와 물 그리고 얼음인 세 상태를 반복한다.
반복적으로 발작성 마비가 찾아오는 상태인 얼음으로, 한결같은 물성을 유지하지 못한다.
아빠 물은 아내인 물이 자신을 평안으로 이끌어 주길 바랬지만, 평안이 아니라 파괴와 소멸이 존재할 뿐이라, 그녀를 떠났고, 14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소금인 나는 25살 연상의 이혼남과의 결혼과 이혼으로 순수성을 잃었고, 날카롭게 각을 세우고 살게 되어, 엄마인 물의 곁에서 소금이 녹듯 망각하길 바란다.
금은 반짝반짝 빛나는 외모를 갖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욕망르 불어 일으킨다.
여섯살에 유괴당한 금은 여섯살의 정신세계에 멈춰버렸다.
이런 모자란 금을 소금은 질투하고 시기하고 있다.
공기는 가벼이 cool할 것 같지만, 종교에 빠져 모든 빛을 흡수하는 검을 옷을 입고, 자유로움이 아닌 속박을 선택한다.
이처럼 이 가족은 서로에게 갈망의 대상일뿐, 함께 함으로써 갈등과 파멸에 이르게 하는 존재일뿐이다.
이 가족은 모두 각자 가족들에게 원하고 갈망하는 바가 있었다.
주인공인 소금은 엄마의 물에게 망각이라는 평안과 휴식을 원했고, 25살 연상의 남편이 돌아올 거라 예상했다.
엄마인 물은 물인 아이를 낳기를 원했고, 딸들과 집으로부터 멀리 떠나길 바랬다.
남편인 불은 소금과 같은 것을 아내 물에게 원하고 기대했고, 딸 금이 손주로 금을 낳기를 바랫다.
공기는 불이 저수지의 삼백만톤의 물을 없애고 지은 집을 원했고, 기도원으로 만들기 바랬다.
그러나, 이들은 아무것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고, 소금은 물을 떠나보내고 증오하는 불의 곁에 남아 있어야 했고,
물은 물인 아이를 낳지 못했고 평생 그집을 떠나지 못했다.
불과 공기 역시 원하고 바랬던 것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그저 그들에게는 그 집만이 남았을 뿐이다.
책을 모두 읽고, 책장을 덮으면서 왜 [물]인지에 대해 오랜동안 생각했다.
나름대로의결론은 물은 운명과 숙명에 대한 순응이 아닐가 싶다.
마치 저 흘러가는 계곡물과 강물 그리고 바다처럼...
어느 누구도 갈망한 것을 이룬 이는 없었다.
결론적으로 이룬것이 없다고 불행한 이도 없었다.
집도, 가족들도 모두 숙명에 맞게 운명의 씨줄과 날줄대로 제자리를 찾아갔다.
물은 어디든 담겨져서 형태를 이루고, 절대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다.
소금이 낭송한 프랑시스 퐁주의 시 [물]이 핵심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 ~중략~
물은 희고 반짝이며, 형태없고 신선하며, 수동적이라 못버리는 한 가지 아집이라면 중력.
그 아집을 못버려 온갖 비상 수단 다쓰니 감아돌고 꿰뚫고 잠식하고 침투한다.
그 내면에서도 그 아집은 또한 작용하여 물은 끊임없이 무너지고, 순간순간 제 형상을 버리고, 오직 바라는 것은 저자세,
오체투지의 수도사들처럼 시체가 다 되어 땅바닥에 배를 깔고 넙죽이 엎드린다.
언제나 더 낮게, 이것이 물의 좌우명 "향상의 반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