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요새의 아이들
로버트 웨스톨 지음, 고정아 옮김 / 살림Friends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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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라는 단어는 죽음을 연상시키고, 결국 죽음은 살아있는 자에게 공포로 다가온다.
그러나, 책속의 아이들은 공포에 빠져 있지 않았다.
학교를 안가게 되고, 숙제를 안하게 되어 좋았고, 전쟁 잔해물들을 모아 서로 자랑거리로 삼았다.
아이들에게는 공포보다는 삶자체가 더 중요한 것 같았다.

주인공 찰스 해럴드 맥길은 고등학교 학생으로 2차 세계대전의 한 복판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친구들과 전쟁속에서도 나름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전쟁에 대한 우울함과 상실감보다는 그저 불편함 정도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런 그에게는 마음을 나누고 함께할 친구들이 있었다.
묘지기 친구 시릴, 부모님이 안 계신 클로거, 덩치가 꽤 큰 여자아이 오드리 파턴,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벤자민 니콜이었다.
사건은 한 독일공군기가 추락하면서 채스 (찰스)는 기관총을 하나 얻게 되면서 시작된다.
계속되는 폭격에 마을 주민들은 방공호로 숨어들고, 학교는 휴교를 하게 되고, 혈기왕성한 아이들은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한다.
결국 채스는 친구들과 함께 니키 (니콜)의 집 근처에 참호를 하나 짓게 된다.
각각의 집에서 가져온 물건으로 참호를 만들고, 그 속에 채스의 기관총을 숨겨둔다.
마을 어른들은 채스가 기관총을 가졌다고 의심하지만, 그 어떤 증거도 찾지 못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 근처에 한 독일 공군 조종사, 루디 게어라트 하사가 불시착하게 되며, 참호속 아이들과의 만남이 이어진다.
그들에게는 적이지만, 루디 하사는 필요한 존재로 특히 니키에게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할 정도로의 어른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꽤 낯선 지역용어와 말들이 두서없이 진행되어 감을 잡기 조금 힘들었는데, 책이 점점 진행되면서 더욱더 속도감이 더해진다.
그저 담담한 시선들이 비참한 전쟁을 그저 불편한 배경으로 바꾸고, 아이들의 절도 행위도 필수 불가결한 일로 만들어 버린다.
또한 보드서 브라운은 공동의 적이 되고, 니키의 어머니의 불륜과 이어지는 죽음은 그저 사건으로 전락한다.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시선과 같이 기관총에 모이게 되고, 가장 따뜻하고 편안한 곳이 아이들이 만든 참호 카파레토 요새였다.
비록 적군이지만, 루디 하사에게도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 카파레토 요새였다.
루디 하사의 마지막 선택 역시 공감이 갈 정도였다.
오히려 적군인 루디 하사가 마을 어떤 어른들 보다 더 아이들 편이었고, 진정한 친구였다.

책을 읽고 나니, 전쟁속 아이들의 모습이 마치 진흙탕속 연꽃의 모습과 비슷하였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진실함과 우정이 무엇보다 아름다웠고, 그 어느것보다 빛나보였다.
[작은 요새의 아이들]의 후속인 [팬덤 파이브]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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