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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숙녀 여러분, 가스실로 - 폴란드 ㅣ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타데우쉬 보로프스키 외 지음, 정병권.최성은 엮고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평점 :
폴란드 하면 1, 2차 세계 대전의 중심지중 하나로 구 소련과 연계되어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꽤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나라라는 점에서, 또한 흔히 접하지 못한 동유럽국가라는 점에서 창비 문학 전집중 폴란드편이 왠지 눈길이 갔고, [신사 숙녀 여러분, 가스실로]라는 제목에 이 책이 끌렸다.
처음 접한 폴란드의 문학은 꽤 인상적이고, 독특했다.
헨릭 시엔키에비츠의 [등대지기]는 마치 폴란드가 겪은 역사의 상처와 아픔을 애스핀월 등대지기인 스카빈스키 노인을 통해 그렸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카빈스키 노인의 초연함을 가장한 감성적 무능함과 자포자기를 한 시인의 시를 통해 비판하고, 폴란드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애국심으로 승화시키는 분위기였다.
꽤나 낭만적으로 그려진 작품이지만, 강한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기도 하였다.
볼레스와프 프루스의 [파문은 되돌아온다]는 독일인이며 공장 주인인 아들러 고틀리프와 그의 아들 페르디난트를 통해 산업화와 근대화로 폴란드 땅에서 벌어지는 이기주의적인 착취와 인간성 상실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뷔메 목사를 통해 아들러에게 계속적인 경고를 보내나, 이러한 양심의 소리는 돈에 의해 이기심에 의해 묻힌다.
또한, 아들러 공장의 직원들과 카지미에시 고스와프스키를 통해서는 무능함과 함께 희망과 인강선 파괴를 경고하고 있었다.
역사적으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독일인에 대한 반감도 작품 곳곳에 있었다.
꽤나 직설적으로 그리고, 아들러 공장을 통해 경고성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는 작품이었다.
마리아 코노프니츠카의 [우리들의 조랑말]은 개읹거으록 가장 슬픈 이야기였다.
처절한 가난과 유대인 고물상의 착취, 이웃들의 냉대함이 아이들의 눈으로 그려져 있어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피오트렉, 펠렉, 비첵 세형제의 눈에 담긴 가난과 엄마 안나의 죽음은 너무나 순수하고 순잔하고 맑게 그려져 있어서 눈이 시리게 슬프게 다가왔다.
야로스와프 이바시키에비츠의 [빌코의 아가씨들]은 주인공 빅토르 루벤을 통해 지나간 삶에 대한 추억을 그리는 듯 하지만, 빅토르가 다시 스트크로치 농장으로 떠나듯 과거의 삶보다는 현재의 삶을 선택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 하였다.
빅토르는 과거 외숙부의 집 로스키 농장에서 지냈고, 근처의 이웃 빌코 저택의 아가씨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에 징집되고, 전쟁의 참담한 현실을 겪고 나서는 모든 것을 잊고 스트크로치 농장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친구 유렉의 죽음으로 얻은 3주의 휴가에 과거인 로스키 농장으로 향하게 된다.
하지만, 과거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었다.
죽음과 변화로 과거는 다시 새로운 낯선 현실이 되었다.
빅토르를 통해 작가는 마치 전쟁의 아픔을 겪고, 과거만을 그리워하는 폴란드인들에게 현실을 바라보고, 현실을 받아들여 살아라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듯 하였다.
야로스와프 이바시키에비츠의 또다른 작품 [자작나무 숲]은 바시아의 죽음과 스타시의 죽음을 교차시키면서 죽음을 아름다운 숲속의 안개처럼 그저 사라짐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볼레스와트, 올라, 말리나의 추억 속에 사랑과 함께 있음으로 미화시키고 있었다.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처절하고 비참하게 그린것이 아니라, 죽는 순간의 마지막까지 삶이고, 그 역시 기쁨일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좌절하고 외로워할 것이 아니라, 추억으로 남기고 삶에 충실하라는 이야기를 같이 하고 있었다.
타데우쉬 보로프스키의 [신사 숙녀 여러분, 가스실로]는 정말 처참했고, 처절했다. 또한 슬픔이상의 아픔이었다.
카나다 집단에 소속되어 있는 "나"의 눈을 통해 수송열차의 도착과 그 속의 유대인의 처절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다.
처음 나와 친구 앙리에게는 수송열차는 그저 필요한 구두와 옷, 음식 그리고, 친지의 소식을 전하는 기다려지는 기다림이었으나, 막상 수송 열차가 도착한 후에는 지옥으로 변한다.
이 작품은 격정적인 대화와 감성적 선은 매우 적은 그저 단순한 서술과 객관적인 묘사 뿐인이었지만, 전에 아우슈비치 수용소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와 같은 강한 좌절감과 비참함이 다시 느껴지는 독특함을 가진 작품이었다.
마지막으로 마렉 흐와스코의 작품들은 앞선 작품들과는 꽤나 달랐다.
다른 작품들에는 모두 공통적으로 "죽음"과 "전쟁"이 있었으나, 마렉 흐와스코의 작품은 그와는 다른 색채였다.
[구름속의 첫걸음]은 기에넥, 말리셰프스키, 헤이넥의 망나니 같은 어느 오후의 짓거리를 통해 젊은이들에 대한 각성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창]은 벗어나고픈 탈축구이자, 세상과의 소통인 작은 창을 통해 세상과의 단절과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었다.
차안의 방을 들여다 보는 소년을 통해 방안의 평범함과 세상밖으로의 다른 삶을 기대하는 욕구가 겹쳐지고 있었다.
내맘대로의 결론으로는 희망을 갖은 창밖의 소년은 방안의 "나"보다 다른 세상을 만날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렉 흐와스코의 작품중에서 최고라 생각되는 [노동자들]은 철교건설 현장속 어려움과 고생이 다시 노동자들에게 또다른 하나의 추억이 되고, 애정이 된다는 점에서 꽤나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가진 작품이었다.
인생의 진리가 담겨져 있는 수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비세계문학은 프랑스 편에 이어 이번 폴란드 편이 두번째 만남이었다.
프랑스 편이 고전과 인용이 많아 꽤 현학적이면서 사랑을 중심으로 하였다면, 폴란드 편은 역사적 아픔과 그것을 이겨내려는 의지가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는 폴란드 편이 더 맘에 들었고, 인생에 대한 고민과 진리를 서로 나는 기분이 들어 매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참고로 야넥이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하는데, 폴란드에서 많은 이름인 듯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