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스님, 삶을 말하다
도법.김용택 지음, 이창수 사진, 정용선 정리 / 메디치미디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어쩌면 그리 다른 두 사람의 그렇게 다른 방식의 이야기인데도 거의 한 점을 향해 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걸까.
그 한점이 마치 사진속 두분의 웃음과 같이 매우 닮아 있었습니다.
두분의 삶은 달랐습니다.
도법스님은 어릴적 기억을 거의 하지 못하는 반면에 김용택 스님은 마치 그림을 그리듯 자세히 기억하고 있는 것도 달랐습니다.
김용택 시인은 진메라는 강가의 조용한 강촌마을에서 태어났고, 도법스님은 4.3항쟁의 기운이 살벌한 제주도에서 유복자로 태어났다.
김용택 시인은 외모에서 풍겨나는 개구장이 이미지처럼 곶감서리, 닭서리를 하며, 점심굶고 쌀을 아껴서 팔며 영화를 보던 그런 어린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도법스님은 18세에 모악산 금산사로 출가를 하기전 까지 참으로 조요히 삶을 사신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김용택 시인은 섬진강등 몇몇 시를 통해서 이미 만나보았던 분이셔서 사실 도법스님을 만나는 것이 더 기대가 되었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김용택 시인의 새로운 면을 만나게 되면서, 두분 모두의 삶이 참으로 진진하면서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특히 김용택 시인의 어머니가 무척 꽤나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자연과 대화하는 어머니.
콩에게 너 죽었다 이야기를 나누고, 뜨거운 물에 죽을 땅벌레에 두려움을 갖는 어머니.
참으로 김용택 시인이 어머니를 닮았구나 생각을 하였다.
이처럼 김용택 시인은 어머니를 통해 자연과의 대화와 자연속의 삶에 대해 가까워 진것이다.

그러나, 도법스님은 철저한 자기싸움에서 시작되어었다.
죽음과 허무에서 시작된 자신과의 싸움은 결국 똥과 부처님까지 연결되며 10년이 넘은 세월의 고행을 통해 스스로 빛을 찾은 것이었다.
사실 간단한 몇마디로 전해지는 고행은 나에게는 꽤나 안타깝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고행, 후에는 한국 불교계에 대한 고민 (해인사 청동대불 사건)으로 자신의 깨달음과 현실과의 연계의식의 갖게 되었다.
그 처절한 싸움에 대해 도법스님은 그다지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지만,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그렇게 어렵게 얻으셨을것을 생각하니, 그분이 얻은 해답과 답이 더 기대되었다.
특히 Page 87에 나오는 부처님이 거룩한 이유는 불교신자로서를 떠나서도 꽤나 감동적이었다.

이렇게 먼 길과 다른 삶에서 그 두분은 만나셨다.
그렇게 자연속 마을이라는 공동체를 통해 결국 다른 길에서 한곳으로 만나신 것이다.
한분은 교사로서 작은 시골마을속 아이들의 순박함에서 그 길을 걸어왔다면,
다른 한분은 자기고행과 성찰을 통해 연기론을 통해 길을 찾아 오셨다.
두분이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에서 참으로 다른 모습에서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처음에 본 그 사진과는 꽤나 다르게 다가왔다.

책을 모두 읽고 나서 생각하였다.
어떠한 삶의 모습보다는 내가 어떠한 길을 가고 있느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두분이 이야기 하는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스님이 펼쳐 놓으신 방안 다기를 함께 하고 싶었고, 김용택 스님의 그 개구장이 얼굴을 마주하고 싶었다.
나를 넘어선 시대에 대한 두분의 이야기는 참으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앞으로 시대를 이끌어갈 우리와 우리 다음세대가 두분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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