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슈피츠백의 [가난한 시인]의 느낌의 가득한 책

고등어를 금하노라 - 자유로운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외치다
임혜지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굉장히 독특한 가정이다.
독일 가정이니 가능한거 아닐까?
그래도 만약에 살수 있다면 이렇게 살고 싶다.
이것이 이 책을 읽고 나서의 느낌이다.

한 여인의 자신의 가족들의 삶을 그저 자신의 관점에서 시각에서 서술한 일기 같은 또는 수다방같은 느낌의 책이다.
여자가 써서 그런지 몰라도 매우 섬세한 느낌과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가득하여 바가지를 겸한 은근한 자랑이 섞여 있는 그런 아줌마들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그런지 무척 읽어나가는데, 매우 편하였고, 막힘이 없었다.
아직이 결혼도 안한 미혼인데도 부러움이 새록새록 들었다.

가장 부러웠던 점은 자유로운 가족들의 모습이었다.
풍요롭지도 여유롭지도 않을 작은 수입에도 당당하게 가난을 즐기고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사는 가족들의 모습이 너무나 부러웠다.
수입이 작으면, 남들과 비교가 되고, 그러다 보면 스스로를 초라하게 여길때가 많다.
하지만, 이들 가족은 없으면 없는데로, 아껴서 쓰고 살았고, 어떤 불편함이나 부끄러움도 없었다.
비싼 빵인 크로와상도 나뭐 먹고, 꼭 필요한 만큼만 물건을 사고, 될수 있는데로 아껴쓰며 살고 있었다.
그것이 돈이 없어서 그 규모에 맞춰 아끼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물부족을 위해 샤워시간을 체크하며, 난방온도를 조절하며 돈에 삶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낭비가 없는 최소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무슨 샤워시간에 물부족을 걱정하느냐 할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삶은 자신의 만족이라는 신념을 갖는 나로서는 어떤 이유에서건 작은 규모의 삶에 만족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부러웠다.
사고 싶은 것 많고 갖고 싶은 것 많은 나로서는 이런 소규모의 삶이 이해불가능과 함께 부러움으로 다가왔다.

큰 아들과 작은 딸을 키우면서도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돈 대신 시간을 선택하는 인생을 살기고 한 용기도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사실 많은 주변의 사람들이 회사의 삶이 우선시되고, 그로인한 가족의 희생은 당연히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승진과 더 많은 보수를 제외하고 가족과의 시간을 선택한 이 가족의 용기는 내게 꽤나 충격적이었다.
이 한국땅에서는 한번도 그러한 모습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또다른 충격은 남녀의 평등적 삶이었다.
아내가 한국으로 일을 구해서 가면, 남편이 아이들과 가정을 돌보고, 다시 아내는 남편의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최선을 다해 가정을 돌본다.
내가 회사생활을 하면, 아이가 아프면 아빠가 먼저 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엄마가 먼저 달려가는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아는 나로서는 정말 이런 가정적 분위기와 남편의 사고가 부러웠다.

그렇다 솔직히 부러웠고, 가족들 안의 공감과 자유 그리고 존중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한국에서는 많은 가정을 안다고 할수는 없지만, 거의 본적이 없는 가정.
난독증도, 적은 수입도, 세상의 편견과 선입견에도 자유롭고 부끄러움이 없는 저 당당함.
마구 마구 쓰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적게 쓰고 함께 하면서 행복한 모습들.
자신의 인생의 평가는 다른사람과의 비교가 아닌 자신 스스로 하며, 주인으로 살며, 평생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사랑을 가지고 사는 가정.
이 가정이 앞으로도 이런 모습일거라 믿으며,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가정들이 많았고, 그런 가정을 이룰수 있다면 이라는 기대감도 들었다.
사실 어쩌면 독일이라서 가능하지 않냐고 말할수 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를 하였듯이 누군가 다른사람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 가족 구성원들의 생각에 의한 것이라 생각한다.
돈과 에너지, 사회관습과 통념에서 자유를 찾을 수 있는 용기와 신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한번 카를 슈피츠백의 <가난한 시인>을 보기를 바란다.
그림속 그가 불행해 보이는지, 적어도 내 눈에는 그가 고고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