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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집에 있을걸 - 떠나본 자만이 만끽할 수 있는 멋진 후회
케르스틴 기어 지음, 서유리 옮김 / 예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여행은 여행 자체보다도, 여행을 하기전의 설레임과 여행 후 추억때문에 더 사랑받는거 같다.
내 기억의 첫 여행인 현충사도, 그곳에서 보고, 느낀 것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더워 엄마에게 칭얼거리다 무지 혼나서 울었던 추억으로 기억해 낼 수 있었다.
이처럼, 여행은 여행자체는 무척 고되고 힘들지만,
여행을 떠나기전의 설레임과 여행속에 쌓은 추억에 다시 여행을 떠나는 것 같다.
여행을 가보면, 싸우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최근에 기억나는 싸움은 꽤나 맘먹고 갔던 유럽여행에서 였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가 있는 시스티나 예배당을 갔을때,
경비원들의 주의사항대로 침묵을 지키며 천정화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때 작게 다투는 한국말이 들렸었다.
다음장소를 정하다가 결국 부부가 싸우게 되었고, 아이는 당황해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이 먼곳까지 와서 부부싸움을 하다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여행을 하다보면 흔하게 볼수 있는 상황들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점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작가 케르스틴 기어는 "저도 여행에서 이런저런 것을 경험해 봤어요" 라고 말하고 있었다.
누구나 낯선 환경에 맞닥들이면, 익숙치 않아 생기는 실수와 공포들이 생기게 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헤매게 되기도 한다.
도토리 키재기 식으로 같이 여행간 사람들끼리 잘난체하다 망신당하기도 하고,
불편한 사람과 상황에서 후회하기도 하고,
때로는 뜻하지 않은 행운으로 기분좋기도 한다.
그녀의 추억속 여행은 이런점에서 유명 여행가들의 여행관련 책이나 기행문과 같은 부러움보다는
공감과 웃음으로 편안하게 다가왔다.
특히 이종사촌 헬레나와 할머니의 추억은 웃지 않을수 없었고,
비비의 남편 찾기여행도 너무 재미있었고, 여행의 결론에 한참을 웃었다.
케르스틴 작가에 비해 나는 포비아 (phobia)가 없는 편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자랑스럽기도 했다.
다른 여행서와 기행문과 달리 인간적인 향기가 풍기는 책은 오히려 나에게 여행을 더 부추겼다.
특히 가족과의 여행을 다시 한번 더 가보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나에게는 없는 할머니와의 여행기억은 참으로 부러웠고,
편리때문에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가족들과의 여행을 조금 꺼려했던 내게,
가족과의 여행이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다.
세상은 넒고, 가족은 너무나 소중했고, 삶을 윤택하고 풍요롭게 하는 추억을 쌓기 위해
나는 여행을 떠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