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674층의 거대한 빈스토크는 세상의 전부이자, 일부였다.
차디찬 콘크리트 거대 건물인 빈스토크는 주변 세상과 단절된채,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무생물처럼 보인다.
따라서, 주변 국가들에게 암세포 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바벨탑"이라고 불리는 곳,
그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빈통"이라 불리는 곳이 바로 빈스토크이다.
그저 빈스토크에 사는 사람은 빈스토크인으로 구분되고, 마치 그안에는 인간의 개성은 없는 우월주의 집단으로만 보인다.
비록 거대한 몸집이지만, 겨우 한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24층에는 빈스토크 방위대를 갖고 있는 주권을 가진 폐쇄적 집단으로 비춰진다.
하짐나, 빈스토크인 역시 같은 빈스토크 안에 사고 있음에도 그들은 결코 하나가 아니었다.
돈과 권력에 의해 나뉘고, 층마다 서로 단절되어 살아간다.
돈과 권력을 가진 것은 설사 그것이 개라 할지말도 철저히 따르는 것이다.

작가는 이런 빈스토크를 "동원박사 세사람: 개를 포함하는 경우"의 작품에서 미세권력 연구소와 그 연구 그리고, 정교수를 통해 극대화 시켰다.
또한 그 어느 곳에서도 등장하지 않고, 만나보지 못한 절대 권력자 "시장"을 꾸준히 등장시켜 내면서, 불만과 소통의 단절을 그려내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기동 연습"에서는 내부 갈등을 풀어내지 못하고, 같은 빈스토크내에서 서로 상처만 남겨주는 소통의 부재와 단절을 520층 폭발 사건으로 이야기 하였다.
"자연 예찬"을 통해서는 작가 K를 등장시켜, 구너력과 체제에 반하는 행동을 주저하는 비겁한 모습과 빈스토크를 벗어나고자 갈망하면서도 빈스토크를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빈스토크, 즉 인간이 사는, 인간이 숨쉬는 빈스토크를 그린 작품도 있었따.
바로 "타클라마칸 배달사고"와 "사리아에 부함하는"이었다.
이 두 작품을 통해서 작가는 비록 콘크리트 거대 왕국인 빈스토크도 사람이 사는 곳이며, 서로 이해하고 서로 사랑하는 곳이라는 희망의 몸짓을 보여준다.

사실 이 소설은 난해한 감이 없지 않았다.
코믹스럽지만도 않고, 그렇다고 절박한 이야기만도 아니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감에 따라 만나는 빈스토크의 모습은 "바벨탑"만은 아니었다.
커져만 가는 빈스토크. 두려움이 없이 폐쇄적이고 우월적인 빈스토크. 생명의 온기가 보이지 않는 빈스토크.
하지만, 바벨탑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빈스토크안에 사람이 있고, 사랑이 있고, 희망이 있기 때문이었다.
작가 배명훈은 이처럼 674층 거대 타워인 빈스토크에 이 시대를 녹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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