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묻어나는 암시와 키리고에 저택의 분위기가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소설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8년 11월

 
낯설지 않은 공포영화 미스터리 작품이었다.

흔히들 한두번은 접했을  스토리, 눈 폭풍으로 완전히 바깥 세계로부터 고립되어 집안에 갇히고  살인이 연속해서 일어나는 스토리였다.

하지만, 책으로 읽어 한장 한장 넘길때 마다 긴장감이 더해졌고,

상상력이 첨가되어 흥미로운 극적 상황을 즐길수 있었다.

암색 텐트라는 극단의 8명은 소극장 주인의 고향인 미마하라에 갔다가 아이노로 가던 길에 눈속에 버스가 멈추게 된다.

8명은 그렇게 버스에서 기다리기를 포기하고, 걸어서 아이노를 향해 떠나던 길에 길을 잃고 헤매다 한 저택을 만나게 된다.

그 저택안에는 닌도 의사가 이미 와 있었고, 그곳에서 이 저택이 키리고에 저택이라는 소리를 듣고, 그렇게 그들은 죽음의 성으로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리고, 극단의 차세대 간판 배우인 사카키 유타카를 시작으로 연쇄적인 살인이 일어난다.

그렇게 그들은 밖에는 눈으로 안에는 살인마로 인해 꼼짝할수 없는 공포를 겪게 된다.

 

이책에서 무척 다른 어떤 미스터리영화나 책보다 흥미로운 점은 바로 반점과 암시이다.

반전은 책을 읽을 분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암시의 경우는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면서, 오싹한 기분이 들게 한다.

카펫트의 무늬와 유리창의 유리무늬, 커다란 유화속 그림과 죽은 집주인의 부인의 이름, 히나인형, 책들의 제목, 그리고, 담배접시까지 집안의 물건들은 8명의 이름과 연관성을 갖고 그들이 이 집에 오게 된 것이 우연히 아닌 필연임을 암시하고 있었다.

또한, 나루세 집사와 마토바 여의사, 스에나키 코지, 집주인 시라스카 슈이치로등 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행동과 말투에 딱딱함과 함께 공포감이 묻어있으며,

너무나 완벽하고, 아름다운 저택과 키리고에 호수를 집어 삼키듯 배치된 집구조, 처음 살인이 일어난 유리온실등 저택내의 으스스한 분위기는 악마는 완벽한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듯 위험을 도사리고 있는 듯 하였다.

이런 암시들은 곳곳에서 책을 읽는 내내 긴장감을 떨치지 못하게 하였고,

특히 작가의 세밀한 주변풍경의 묘사는 아름답고, 장대한 느낌을 불러일으켰으며, 이와 더불어 환상적이면서도 불안한 느낌을 표현하고 있었다.

또한 초짜 작사인 린도 료이치를 통해  전달되는 사람들의 대화는 그들의 공포감을 전달해 주며, 각자의 특성을 잘 살리면서 더 반전을 돋보이게 하였다.

 

이런 요소들이 다른 공포소설과는 달리 매우 심리적인 면을 자극하여,

잔인한 피빛영상이 가득한 묘사보다 더 깊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듯 하였다.

처음 읽은 아야츠지유키토의 작가의 힘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런 암시와 반전만으로도 무척 좋은 느낌과 기억을 갖게하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