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발달보다는 자연으로의 귀화가 중요하다는 메시지적 작품

랑랑별 때때롱 (양장) ㅣ 개똥이네 책방 1
권정생 지음, 정승희 그림 / 보리 / 2008년 4월

권정생선생님은 강아지 똥을 통해 처음 접하였다.

슬픈 동화에 가슴한편이 아파왔지만, 알수 없는 따뜻함이 오랜동안 기억에 남는 책이었다.

그때부터 권정생 선생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권정생 선생님의 부고를 접하고는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이 책을 처음 접하고는 권정생 선생님의 이름만으로 선택하게 되었고,

이책을 읽고나니 유리알 같은 눈을 굴리는 왕잠자리의 느낌이 가득히 다가왔다.

 

새달이랑 마달이는 어느날 우연히 랑랑별에 사는 때때롱과 매매롱을 알게 된다.

새달이는 특히 자신들이 혼나거나, 방귀뀌는 모습까지 모두 알고 있는 랑랑별의 때때롱과 매매롱에 화가나 있었지만,

아이들의 순진함과 밝음으로 그들은 흰둥이의 도움으로 랑랑별로 여행을 가 친구가 된다.

그곳에서 바다, 산, 밭에서 기른 세가지 반찬을 먹고, 동물과 동무가 되면서 즐겁게 지내던 중 때때롱의 할머니를 만나 5백년전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

그곳에서 보탈이라는 맞춤인간 아이를 만나 문명의 발달과 그속에서 맞춤인간의 삶을 보게 된다.

 

이 책은 아이를 위한 동화라고 할수 없었다.

이것은 어른들 특히 생물공학을 공부하는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 쓰여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선생님은 복제양 돌리와 줄기세포의 사태를 보며, 가슴아파 하신 모양이다.

과학이라는 이름하에 행해지는 많은 일들이 도덕적 관점에서 보면 절대는 해서는 안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인간으로 동물로서 많은 못쓸 짓을 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책속의 5백년전의 세상처럼 되기에는 아직 멀고 먼 이야기이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는 생각에 미치고 나면, 세상이 얼마나 무섭게 다가오는 지 알수 있다.

 

터미네이터에서는 기계와 인간과의 싸움을 다루고 있었지만,

사실 미래는 기계와 인간의 싸움이 아니라, 인간과 문명과의 싸움일수도 있다.

두개의 미래 모두 인간성 상실과 존엄성 상실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일뿐만 아니라,

인간들이 만든 미래라는 점에서 더욱더 문제점이 있다고 본다.

 

"지금이다, 지금 인식하고 준비해야 한다"

"자연적인 것이, 자연친화적인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이다"

랑랑별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는 권정생님의 모습이 묻어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