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나간다
지셴린 지음, 허유영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정말 연말 연시에 잘 어울리는 책이었다.

95세의 중국 노학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수선한 연말에 마음을 가다듬게 해주는 힘이 있었다.

겨우 30년 가까이를 살아오면서 나는 참 많이도 흔드리고 아파하고,

미워하고, 사랑하고, 원망하며 살아왔다.

그런 나보다는 3배 이상 60년 이상을 살아온 대 선배이며, 격동의 중국사를 살아오신 분으로 얼마나 많은 시련과 아픔과 삶의 무게가 있었을지는 감히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분이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었다

"다 지나간다"

스스로에게 "나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속 노학자는 삶은 어쩔수 없이 일어나는 일들에 의해 흔들리는 수동적인 것이지만,

그 삶속에서도 문제를 내려 놓고, 스스로 왜 사는지 질문하는 관조적인 삶을 살으라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역시 95세 학자다운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철학자나 이론가 처럼 어렵지도 복잡하지도 않게 하지만, 무게감 있게 다가오는 글들이

삶의 고민과 삶속에 지친 나에게는 무척 따뜻하게 다가왔다.

특히 "0부터 시작하라"는 내게 초심을 잃지 말고, 문제에서 벗어나 생각하라는 말로 다가와

연말연시 평가로 고민하던 내게 정말 가슴 깊이 다가오는 글이었다.

"~ 생략 ~ 아무리 휘황찬란 한들 일단 지나가면 과거가 되기 때무에 다시 "0"부터 시작하겠다는 의미다.  내생각에도'0'부터 시작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또한 "난 결코 펜을 놓지 않을 것이다.~중략~ 오늘도 난 새녁 4시에 일어나 펜을 잡았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나는 쓴다"라는 강한 학자의 의지가 나약한 나에게는 경외심으로 다가왔다.

역시 학자답다, 선배답다, 추운 눈밭의 푸른 대나무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글들이었다.

학자다운 글들이 마음 푸근하게 다가왔고, 관조적인 인생관이 가슴 따뜻하게 다가왔다.

왜 스님들이 쓰신 글이나 이런 노학자들의 글에서는 같은 향기가 나는 것인가 너무 궁금했다.

나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저런 향기를 내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곁에 오래토록 두고두고 읽을만한 책을 오랜만에 만나 연말 좋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