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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혁명 - 로렌스 시선집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류점석 옮김 / 아우라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정말 오랜만에 시집을 잡았다.
중고등학교 시절, 시집한권정도 들고 다닐정도로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절에는 꽤 많은 시를 읽었지만,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점점 시와는 거리를 두게 되었었다.
이제는 회사원으로 회사생활에 각박함에 시달리다보면, 시집을 가방속에 넣어둘 여유조차 없었다.
그러던 차에 로렌스의 시선집을 만나게 되어, 오랜만에 시집을 읽으며 내 오래된 감수성을 깨워보았다.
로렌스, 그는 채털리부인의 사랑, 아니 정확히 말해 시대적 금서의 작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난 그를 그렇게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시선집을 통해 만난 로렌스는 그리고, 작가의 설명을 읽고 그가 삶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26년간 1000여편의 시를 창작하였고, 그가 영미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D.H.로렌스를 제대로 만날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선집은 매우 예상외의 현실감이 살아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주로 읽은 시들은 서정적인 시들이 대부분이고, 시라는 형식을 어느정도는 따르는 시들이 대부분이었던 기억을 가진 나에게 로렌스의 시들은 매우 파격이었고, 소재와 주제또한 매우 신선하였다.
조금은 나이가 들고 세상에 대한 시름을 아는 나에게는 어쩜 가장 적절한 소재가 아니었을까 싶다.
성적인 표현에서도, 자연과 사물에 대한 표현에서도 그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으며, 세상에서 동떨어진 어린왕자가 아닌 이 세상속에 우뚝이 선 어린왕자 같은 느낌이었다.
이 시선집은 마치 인생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맨발로 뛰노는 아가에서 우리의 날은 저물고 를 거쳐 아름다운 노년으로...
그는 자연과 사물에 대한 열린 시각을 갖고있었다.
뱀, 모기, 물고기, 박쥐, 벌새, 코끼리, 캥거루 그리고 남생이.
이 시속에는 인간도 동물도 신도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으며, 마치 하나인듯 살아 움직인다.
특히 남생이에 관한 5편의 시는 정말 자유로움을 추구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남생이의 아픔이 담겨있었다.
또한 로렌스는 자유로운 성관계와 자유연애의 자신의 소견을 시 속에 옮겨놓았다.
동물을 소재로한 시에서도 들어나지만, 디종의 영광편의 시들과 그외의 시들 곳곳에서 그의 채털리 부인식 사랑이 들어나있다.
또한 임금, 혁명, 돈, 민주주의 등 그는 사회적인 이슈에서도 그의 자유로운 영혼관이 곳곳에 들어난다.
돈을 쫓지 말라는 시에서도 그의 자유로움이 느껴지며,
제대로된 혁명을 하려면, 웃고 즐기며 하라고 말하고 있으며,
전쟁은 투쟁이 아니라 살인이라고 주장한다.
노년부분에 대한 시들은 나이들어감을 슬퍼하기 보다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음을 받아들이고, 죽음의 공포에서 자유로와 지려는 노력들이 보인다.
이런 사상은 특히 "아름다운 노년 Beautiful Old Age"의 시에서 가장 잘 들어난다.
아마 그는 주변을 힘들게 하였을 것이다.
이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갖고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사람들 주변의 사람들은 그를 이해하지 못하였을 것이고, 탐욕과 권력욕을 강요하였을 것이다.
그또한 많은 질타와 시련을 맞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세상 탐욕과 권력욕의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나로써는 그의 시들은 마치 가뭄어진 대지에 소리없이 내린 밤이슬과 이슬비 같은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