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이 물음에 대해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요새 인간 복제등의 이야기가 나오는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복제된 나를 나 자신으로 볼수 있을까?
외모와 외형이 같지만, 복제된 자아는 절대 복제 이전의 자아가 될수 없을것 같다.
물론 표면적으로 나이차이가 있겠지만, 또 한가지는 "추억"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만약 기억을 옮길수 있다고 하면, 기억이 옮겨진 자아는 바로 나일까?
정말 어려운 문제인것 같다.
하지만, 나 자신을 정의하는 것은 지금 현재의 외모와 처해진 환경 그리고, 내 역사가 삼위일체(?)를 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닐가 싶다.
내가 이처럼 거창하게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이 책의 제목에서 처럼 기억을 쫓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그냥 넘어갈수 없는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 고민을 나누기 위함이다.
이책은 제목처럼 한 남자가 등장한다.
전쟁속 머리, 그것도 정확히 대뇌피질에 총상을 입어 기억상실증과 실어증에 시달리는 한남자가 등장한다.
그 남자 옆에는 또다른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루리야 박사.
이책은 루리야 박사와 기억상실증과 실어증을 앓고 있는 자세츠키와의 대담으로 진행된다.
나 자신을 잃는 것중 하나로 기억을 잃는 그에게 자아는 하루살이일 뿐이었다.
그는 자신을 위해 자신의 모자라는 기억을 대신하기 위해 25년동안 머릿속 지우개와 싸우면서 일기를 쓴다.
스스로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사회속에서 적응해 살아가기 위해 그는 매일 일기를 썼다.
그렇게 하루하루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써내려간 일기가 3천페이지를 넘는다.
나는 루리야 박사와 자세츠키와의 대담을 읽으면서, 그리고, 자세츠키의 그 노력을 보면서,
인간이라는 존재감에 대해 생각을 멈추지 않을수 없었다.
자세츠키의 그 노력이 과연 무엇을 위한 노력이었을까?
그가 이렇게 끊임없이 25년동안 일기를 쓰게된 원동력이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인간 본연의 본능중 하나인 존재감을 얻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스스로를 방어하고, 다른이와의 교류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이 바로 존재감이라는 생각이 든다.
존재감이 없는 사람은 자신을 사랑할수도 없고, 누군가도 사랑하기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자세츠키는 이처럼 단순히 기억상실증을 극복하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감을 위해 싸운것이다.
이책은 소재와 형식이 매우 독특했다.
적어도 나에게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오히려 더 많은 의문이 생기는 느낌이 들었다.
나 자신은 누구일까? 나는 어떻게 정의할수 있을까?
기억이 나를 만드는 것일까? 내가 기억을 만드는 것일까?
나름 인문학 책으로 딱딱한 느낌이 없어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생각하며 읽을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