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대와 겹쳐지는 히데오의 20대

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표지부터 심상치 않았다.

담배를 꼴아물고, 마치 나에게 "뭐야 너도 한개피 필래?"라는 도전적인 모습.

한쪽 팔은 주머니에 대충 찔러넣은 모습.

그리고, 제목은 스무살, 도쿄

역시 비범치 않았다.

어쩌면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의 이름에서도 그 범상치 않음을 이미 짐작하고 남았을지도 모른다.

 

다무라 히사오.

그가 20대 성인의 첫 발걸음을 떼어내던 때부터, 20대의 마지막 발걸음까지가 담겨있다.

이책은 크게 그에게 기억이 될만한 6가지의 큰 흐름으로 나뉘어 담겨있다.

술잔을 비울때마다 남겨지는 레몬처럼. 그리고, 나호코선배에 대한 짝사랑, 고야마헤리와의 풋풋한 사랑이 담겨있던 첫단락 레몬부터 시작하여, 프리랜서로서 20대의 마지막을 보내는 모습까지 딱 10년간의 다무라의 삶이 담겨있다.

음악에 빠져살았고, 음악을 사랑한 다무라.

나고야에서 도쿄로 상경하는 다무라.

아버지의 파산으로 인해 대학을 중퇴하고, 직장생활을 하는 다무라.

이 모든 것이 히데오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에서 (맨 마지막 역주를 읽고 알았다) 더욱 흥미로왔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20대를 훔쳐보는 기분이라고 할까? (읽지 알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하지만, 그저 누군가의 20대를 바라본 기분만은 아니었다.

젊다는 특권을 가졌던 나의 20대를 아련히 되집어 보게 되었다.

그가 사랑한 음악속에서 내가 한동안 빠져살았던 고고학이 생각났고,

고야마와 나호코와의 사랑에서 나의 오랜기간 짝사랑이 생각났고,

그의 첫키스에서 나의 첫키스가 생각났다.

그의 맞선에서 나의 첫번째 선본 남자를 생각했고,

그의 첫 직장생활모습에서 나의 좌충우돌 신입시절이 생각났다.

멀지 않았던 그시절이 이 책을 통해 다시 새롭게 기억되면서 멀지 않았던 20대 나의 시절이 참 오래되고, 멀리있었던것 같았다.

"젊다는 건 특권이야. 자네들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괜찮다는 특권을 가졌어. 실패가 없는 일에 성공도 없어. 성공과 실패가 있다는 건 참으로 멋진일이야"

그때 나는 이런 사실을 알았을까?

 

이제 나는 30대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나에게 앞으로 20대의 후배들이 생길것이다.

앞으로 적어도 후배들에게 용기를 주는 선배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하면서, 나의 20대 추억과 함께 이책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