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재능을 직감과 절제로 승화시킨 히사이시 조

감동을 만들 수 있습니까
히사이시 조 지음, 이선희 옮김 / 이레 / 2008년 1월

 
히사이시 조.

내가 그를 알게 된 것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때문이었다.

난 미야자키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모을정도로 그의 작품을 좋아했다.

그의 작품속 메시지에 빠지고, 영상에 빠지고, 너무 사랑스런 작품속에서 한참 허우적 거렸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 남몰래 노트북으로 애니메이션 (정확한 작품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을 보다가, 이어폰이 고장나서 자막으로만 애니를 보고 있었다.

정말 재미없었다.

메시지도 전달이 안되고, 영상도 매번 본듯 하였고, 사랑스럽기 보다는 지루한 편이었다.

그때 알았다. 내가 애니메이션 작품도 좋아하지만, 애니메이션 속의 음악을 사랑한다는 것을.

그러면서 히사이시 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그가 쓴 책이라는 점으로만으로도 난 이책을 읽을만 하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으면서 난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저 어떻게 저런 음악을 만들수 있지?"라는 막연함과 외경스러움이 조금은 사라지면서,

가까이 존재하는 노력하고 생각하고 열정을 가진 인간으로 다가왔다.

또한 그가 미니멀리즘에 빠졌었고, 그가 어떻게 음악을 대하고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정상적이면서 논리적인 군인같기도 하면서도 때로는 열정과 감각이 살아 숨쉬는 아메바 같기도 하고, 다양한 모습이 가득하였지만, 음악에 대한 한가지 방향은 정확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가장 완벽한 스케줄로 자신의 생각이 많이 들어가고 메인테마곡이 자주 반복되었다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책을 읽고 다시 보았다.

그가 어떻게 한곡한곡 오선지에 그렸을지 상상하면서 다시보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그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그가 우리 겨울연가와 웰컴투 동막골에 대해 언급하였을때, 조금은 뿌듯함도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에 대해 겉잡을수 없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정말 논리적일까? 그는 감성적일까?

정작 책을 읽으면서 그는 감성적이고 직감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의 내용전개나 논리적 언어를 보면, 그는 마치 인문학자 같았다.

무엇이 그인지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타고난 재능과 함께 그의 노력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어쩔수 없는 일본이라서 그의 재능이 질투를 불러일으켰지만,

참 그동안 음악으로만 만났던 히사이시 조의 생각을 나눌수 있다는 점에서 책 읽는 내내 기분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