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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 상
차오원쉬엔 지음, 김지연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에게 비에 대한 이미지는 정화의 이미지가 강하다.
개인적 경험이 바탕이 되었는데, 너무나 슬픈 일이 있었던 어느 여름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난 너무 걷고 싶었다.
머리속이 너무 복잡해서, 도저히 사람들과 부딪치고 싶지 않아 선택한 그 길에 난 엄청난 소낙비를 만났다.
속옷까지 젖을 정도로 비가 왔는데, 다들 가게안으로 건물로 비를 피할때 정말 원도 없이 비를 맞았다.
맘이 개운해 지고, 하늘이 내 대신 울어주는 것 같은 느낌에 개운했다.
이 책에서 비의 이미지는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매우 중요한 시기에 비는 어김없이 내렸고, 그때의 상황과 잘 맞아 떨어졌다.
어쩌면 사람들이 그렇게 기억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럴수 도 있지만, 어쨋든 비는 이들에게 운며이었다.
두명의 남자와 한명의 여자.
그리고, 주위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과의 엮음이 묘하게 비와 같이 어우러져 있다.
아버지 두소암과 같이 관뚜껑에 의지해 유마지에 떠내려온 두원조.
큰 제재소의 아들이었던 부를 가졌으나 망하게 되는 또 한마라의 호랑이 구자동.
그리고, 그 두 호랑이가 사랑한 비운의 여인 정채근.
그리고, 그 세명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유마지 사람들.
유마지에서 비는 항상 내린다. 비에 익숙하며 비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마치 거대한 역사속에 살아가는 유마지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토지와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그 속에 사건이 있고 그때마다 구아우, 여우비, 사우등이 내린다.
여우비가 내릴때, 채근과 원조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고,
사우 (귀신비)가 올때 마을의 리장말은 두원조와 구자동에 의해 죽는다.
안개비가 내릴때, 채근은 원조에게 마지막 사랑을 고했고,
심지어 구원조가 죽음에도 비가 내려, 그가 떠내려왔듯 그가 다시 떠내려갔다.
이처럼 마치 비가 세차게 내려 온땅이 패이고 사라질 듯 하지만, 다시 비는 멎고 해는 뜬다.
그처럼 인생과 권력과 사랑과 인연은 내리는 비처럼 때로는 조용히 때로는 격정적으로 다가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즈라지고, 결국 멎고 사라진다.
역사적 혁명기 그리고, 그속의 유마지 사람들과 주인공들.
마치 서사적 이야기가 될수도 있는 이 스토리를
비라는 운명적인 상징과 차오원쉬엔의 화려하고 아름답고 섬세한 문체가 다각적이고 아름답게 내리게 하였다.
하늘에 내리는 빗줄기를 누에가 막 토해놓은 새실위의 이슬로. 소를 산으로, 그리고 하늘에 내리는 빛을 금빛으로 비유하여 생생하고 마치 수채화를 보듯 그려놓았다.
차오원쉬엔의 미적 감각과 예리하고 아름다운 눈을 그대로 옮겨놓은듯하였다.
비, 거부할수 없는 운명이자 희망을 암시하는 이 단어는 전체 이 스토리를 이끌어가며, 마치 하늘의 비를 만나 좌절하고 슬픈 감정이 생기면서도, 비가 곧 개일거라는 희망을 교차하게 정말 아름다운 그리고 슬픈 운명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