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박목월님과 박동규님의 부자간의 이야기라 내심 기대되었다.
하지만, 이책은 박목월님과 박동규님 제안하기에는 너무나 우리내와 같은 모습이었다.
어쩌면 이것은 당연한 이치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덮으면서 난 생각했다.
왜 단 한번도 틀리지 않고,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못해준 것들만 생각하는 것일까?
박목월 시인은 단 한번도 직접 만나뵙지도 못했고, 안타깝게 대담이나 강연을 들은적도 없다.
그냥 시로써만 만나뵙던 분에 대한 일기를 읽다보니,
시에서 느낀 푸근함과 조용함이 성격에서 나타난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식들의 마음아픔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에 나의 아버지를 투영하게 되었다.
주고도 주고도 자식을 가득 못채워 줌을 아쉬워 하는 모습.
부모를 제외하고, 그리 주기만 하는 사람관계가 어디있을까?
나의 아버지도 일기를 쓰신다.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지만, 아마 아버지의 그 내용또한 그다지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이 들자.
아버지의 맘을 엿본거 같고, 죄송한 맘이 들었다.
아버지의 맘과 더불어 박목월 시인의 가치관과 문학에 대한 자세또한 묻어 있었는데,
박목월 시인의 시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나그네" "강나루 건너서밀밭길을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가 생각났다.
나도 그리 초연하며 가볍지 않게 살아가고 싶다.
박동규님의 글은 일기형식은 빌리지 않았지만,
할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어머님에 대한 추억이 있었다.
특히 부모님 사후에 쓰신 글이라서 그런지 더욱 그리움이 애절하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박동규님이 대학진로를 정하게 된 사정을 읽으면서,
일찍이 재능을 알아보신 아버님의 그늘이 느껴졌다.
많은 자식이 그러하리.
못나고 어리고 철없어 부모님을 자주 맘아프게 해드렸고, 지금도 그러고 있을것이다.
박동규님처럼 멋진 글쏨씨로 맘을 전할 수 없고, 내 부모님은 아직 제곁에 계시므로,
지금 전화라도 한통 드려야 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