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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Blu ㅣ 냉정과 열정 사이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오이와 쥰세이의 인연은 너무도 끈질기다. 한마디로 대단하다.
자기기만. 아오이와 쥰세이는 위선자이고 비겁하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끊임없이 상처주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마음을 잘 알면서도 기만적인 삶을 살아온 인간들. 이런 책을 내가 읽어야되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던지고 싶었다.
몸부림치는 메미를 보면서, 정중하지만 속이 시커멓게 탔을 마빈을 보면서 가슴 아팠다. Rosso편에 보면 "스스로 상처 받아 점점 흥분해 미쳐 날뛰는 멧돼지" 라는 구절이 나온다. 정확히 기억 안나지만 대충 그랬던 것 같다. 내 생각이 보태어졌는지도 모르겠다. blu에서는 "흉폭하게 흥분한 메미", "짐승처럼 온몸으로 버둥대는 메미" 라는 표현이 나온다. 우리 속담에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눈흘긴다"했던가.
그러나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 쥰세이와 아오이의 과거로부터 현재로 이어지면서 두오모에서의 약속이 다가올수록 재미있어졌다. 아오이의 마음과 쥰세이의 마음. 절절하고 간절한 마음. 너무 멀리 오래 돌아서 제자리를 찾아왔다.
냉정이란 연인들 사이에서도 용기없고, 자신이 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지창하는 것일까? 차가운 이성. 사랑을 이성이란 것으로 하는 것은 아닐텐데..헤어진 연인 사이에 남아 있어야할 것은 냉정? 8년간의 긴 냉정을 이기고 열정을 불태울만큼 둘의 인연은 끈질기다. 그러나 다시 아오이는 냉정으로 돌아가려 한다.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마지막에 그래도 쥰세이가 기차를 타고 다시 아오이를 찾아 나서는 장면이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준다. 미소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