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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조선왕조실록
이성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저자가 우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역사학자가 아니라 영화, 드라마 관련 비평 글을 쓰는 시나리오 작가라고 한다.
역사에 대해 재미있게 느끼거나, 혹은 지루하게 느끼거나는 개인의 취향 문제가 아닐까? 개인이 만난 학창시절 국사, 세계사 선생님의 몫이 컸겠지만, 역사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흥미있어하고 인간 본연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면이 있다.
그런데 작가는 서두에서 '이렇게 재미있는 역사를 왜 어렵게 이야기하는 걸까?"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역사의 대중화'라는 사명감을 어깨에 걸고 역사란 재미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 책을 펴고 있다고 밝힌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한 소재지만, 그 덕분에 여기에 표현된 임금이나 신하가 하나같이 희화화되고, 가벼워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는 역사적인 고증이 잘못된 부분도 나오고 있다.
역사를 전공하고, 역사를 업으로 삼지 않은 사람의 한계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진지하게 정사를 다루면서도 자신의 글솜씨로 인해 재미있게 역사책을 펴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류의 책에 비하면 이책은 그야말로 가볍다고 할 수 있다. 흥미는 느낄 수 있을지언정 남는 게 없다고 해야할까. 얻는 점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더라도 마음에 썩 와닿는 부분도 없는 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