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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소년 호야 27
후지타 카즈히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일반적인 의미의 죽음은 무엇일까? 숨이 끊어지는것, 이세상에서 맺었던 모든 인연과 집착과 작별을 고하고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을 빌리것도 없이, 죽음은 무엇보다 비극적이고 괴로운 인연의 단절이다. 아무도 막을수 없는, 되돌릴수 없는 비극.
그렇다면... 또다른 의미의 죽음은 무엇일까? 그 죽음은 '몬스터'라는 희대의 대작에서 이미 나온적이 있다. 바로... 잊혀진다는 것이다. 자신이라는 존재를 아는 사람이 하나 둘씩 사라질때, 죽지도 않았음에도 모두에게 잊혀질 때 괴로움에 절규하는 사람들의 군상은 이미 몬스터에서 충분히 맛보았다.
잊혀진다는 것의 진정한 괴로움은 그것이 막을수 있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그 당사자가 살아서 숨을 쉬며 원래는 그의 지인(知人)들이 부담했어야 할 단절의 고통을 혼자 짊어져야 한다는 것에 있다.
이 만화는 몬스터에서 만난 그 단절의 괴로움을 '요괴' 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더욱 잔인하게 구현시켰다. 죽음이 아니라 몇가지 술수만으로, 자신을 알던 사람의 뇌리속에 지워지는 잔혹한 저주. 거기다가 자신이 도와준 자들에게 적으로 생각되어 공격까지 당하는 그 웃지못할 희극.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호야는 요괴를 위해, 자신을 잃어버린 자들을 위해 오늘도 창에게 혼을 팔아 마(魔)를 벤다. 모두에게 잊혀졌다는 것을 감수하고 야수의 창을 휘두르는 호야. 과연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