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 - 질병과 맞서 싸워온 인류의 열망과 과학
정진호 지음 / 푸른숲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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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
-20181120 정진호

대학 때 약과 건강이라는 수업을 들었었다. 약에 대해서는 늘 흥미가 있어서 이 책도 보게 되었다. 대부분 아는 내용이고 크게 깊이는 없는 일반인 대상 교양서라 새로운 사실은 없었지만 약과 건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내 몸을 어떻게 건강하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저자는 약에 대해 전문가와 사람들 사이의 물리적·심리적 괴리감이 큰 이유로 과잉 처방과 조제, 그리고 그로 인한 부작용을 겪어왔기 때문임을 지적하며 이 간극을 채우기 위해 책을 썼다고 한다.

책 내용을 대표하기에 적절한 제목은 아닌 듯 했다. 좋은 책 제목 뽑기란 어려운 듯. 차례 구성도 서문에서 볼 때부터 유기적이거나 정교하지 않고 나열식이라 살짝 아쉬웠지만 저자 나름대로 꼭 다루고 싶은 주제들을 선정한 듯하다.

<차례>
1 약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 플라시보 효과, 믿음은 이렇게 약이 된다
● 비타민, 노벨상이 가장 사랑한 주제
● 우울증 약은 위험하지 않을까
● 설사를 낫게 하는 가장 과학적인 민간요법
● 술 깨는 약, 과학이 풀지 못한 숙제

2 약은 어떻게 독이 되는가
● 약과 독의 두 얼굴
● 탈리도마이드가 죽인 아이들
●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이렇게 끝내면 안 되는 이유
● 아편, 고마운 진통제이자 마약
● 디톡스 제품보다 우리 몸의 방어 엔진

3 인류를 살린 위대한 약의 탄생
● 외과 수술의 혁신적 진보를 가져온 마취제
● 백신, 시대의 용기가 빚어낸 결실
● 간단한 방법으로 수많은 생명을 구한 소독제
● 질병의 원인을 밝힌 세균론과 항생제 발견
● 아스피린, 흥망성쇠의 역사
● 말라리아와의 끝없는 전쟁
● 비아그라, 남성만을 위한 해피 드러그
 
4 무병장수를 향한 끝없는 욕망
● 만병통치약, 영원한 거짓말은 없다
● 슈퍼푸드, 건강기능식품 그리고 약
● 인간의 평균수명은 몇 살까지 늘어날까
● 인공지능이 의사와 약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책 속 흥미로웠던 부분(따옴표 안은 인용)
“중세 스위스의 화학자이자 의학도인 파라셀수스는 역사상 처음으로 ‘약과 독의 양면성’에 관해 정의를 내렸다. “자연계의 모든 물질은 독이며 독이 아닌 물질은 없다.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또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양에 따라, 인간의 이용방식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어떤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저자는 종합 비타민제, 디톡스 제품, 건강기능성식품, 슈퍼푸드 등 효과가 과학적으로 명확히 검증되지 않은 것에 대한 맹신을 경계한다. 비타민은 임산부나 음주 흡연인 등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많이 먹어 봤자 배출되고, 좋다고 먹는 것들 중 플라시보 효과 외엔 큰 기대가 없거나 과다복용시 오히려 몸에 안 좋을 수도 있다.

“비아그라의 등장으로 남녀 간의 자연스런 성적 생리 현상이 노화되는 정도가 불균형해지면서 사회적 역기능”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 부분은 본인 의견인지 인용인지 모르겠지만 생각해 볼 만한 부분 같다. 폐경기에 신체 능력이 저하되고 성욕이 감퇴하나 해결책이 아직 마련 안 된 노년 여성과 약으로 신체 기능을 보완한 노년 남성 사이의 간극과 갈등, 우리는 여러모로 고령사회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우리 나라의 약 관련 교육 부재 지적도 수긍이 간다. 다만 모든 분야가 이것저것 다 교육과정에 못 들어간 것을 사회 문제로 지적하니 학교 교육 외의 대안도 생각해 보면 좋겠다. 약 관련 웹툰, 드라마, 예능 컨텐츠, 미디어를 통한 교육도 잘 만들면 학교교육보다 효과적일 텐데.

“일본은 자연치유력을 믿고 불필요하게 약을 먹지 않으며 약을 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학생들이 약의 위험성과 효능이라는 양면성을 알게 한다.”
“미국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건강과 약의 사용에 대해 단계적으로 교육한다.”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는 약에 관한 기본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광고성 프로그램에서 특정 제품을 홍보하고, 과잉 처방하는 의사, 아무 문제의식 없이 처방전 그대로 조제하는 약사를 보며 일반인들은 불신을 쌓아간다.
결국 전 국민이 야매 약 전문가가 되어 남이 좋다는데 휩쓸리거나 의사 약사의 말을 흘려 듣는데 이것이 문제인 이유는 “잘못된 정보 때문에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 “약은 절대로 남에게 주거나 권하지 말라”고 교육시키는 이유다.” 우리는 너무 쉽게 이게 좋다고 권하는 전문성 없는 주변인과 인터넷 정보에 노출되어 있는 듯. (아토피 앓아보면 특히 이런데 취약하다. 결국 아무것도 안 믿게 되고.)

“미국 FDA와 질병관리본부는 홈페이지에 여러 질병의 원인, 치료, 예방, 약의 선택, 부작용을 다룬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올린다.” 우리나라도 이런 정보 공개, 이미 하고 있다면 적극 홍보가 필요할 듯.

“약에 너무 집착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약을 불신하는 것도 문제다.”
“인체는 미생물 감염이나 독소 침투를 막는 정교한 방어 엔진을 갖추고 있으며 자발적으로 회복하고 재생하는 자연치유력이 매우 뛰어나다.”
“외부의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특정 성분을 여러 달 동안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몸의 항상성이 깨지고 몸을 정상으로 회복하는 기능을 몸 스스로가 작동할 필요가 없다고 인지”한다(스테로이드제의 사례).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을 먹고 통증이나 열, 기침 같은 경고 신호가 사라졌다고 해서 병이 완전히 치료됐다는 것은 아니다.”

“마크 트웨인은 생의 황혼기에 “사람이 여든 살에 태어나서 점차 열여덟 살로 젊어진다면 인생은 대단히 행복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건강을 위한 습관-말은 간단하고 익히 들어왔지만 잘 지키지 못 하는 것들
1)규칙적인 운동
2)체중 조절
3)충분한 수면
4)스트레스 풀기
5)균형 잡힌 식사-골고루 적당히
6)약 의존도 줄이기
7)아침 식사
8)물 마시기 하루에 6~8컵
9)의료 기록 보관
10)담배 안 피우기와 하루 1~2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

“정신적 스트레스뿐 아니라 육체 피로가 쌓이면 뇌는‘피곤하다’는 신호를 보낸다. 이는 ‘몸에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이지 보약이나 슈퍼푸드를 먹으라는 신호가 아니다...만성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면 휴식, 대화, 여행, 취미 생활 등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도저히 쉴 수 없는 환경이라면 그것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도록”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의사와 약사를 온전히 대체할 수 있을까? 사람이 가진 소통과 공감 능력은 인공지능이 따라잡지 못하는 영역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진료하면서 눈 한 번 더 맞추며 믿음을 주고, 경과를 세심히 물어보고, 자기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하는 의사를 원한다. 지난번에 처방받은 약을 먹고 몸 상태가 어땠는지, 부작용은 없었는지, 약 먹을 때 주의 사항을 친절히 알려주는 약사를 원한다. 우리에게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공감하는 능력을 갖춘 따뜻한 전문가가 필요하다. 미래에는 가슴 차가운 전문가가 발 디딜 곳은 더더욱 없다.”
다른 직업군도 마찬가지일 듯 하다. 인공지능이 못 하는 따뜻함, 감성, 공감, 인간에 대한 애정, 그곳에 사라지지 않을 인간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이것저것 많이 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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