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읽는 주기율표 - 교과서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원소 118 이야기
사이토 가쓰히로 지음, 김소연 옮김, 장우동 감수 / 해나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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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주기율표- 교과서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원소 118 이야기
-20181113  사이토 가쓰히로 지음, 다카야마 미카 그림

 대한화학회에서는 표준 주기율표를 발표 제공하고 있다.  

 주기율표에 대한 책은 이전에 ‘주기율표로 세상을 읽다(요시다 다카요시)’를 본 적이 있다. 이번 책은 ‘만화로 읽는’이 붙어 있으니 막연히 쉽고 재미있겠지? 하고 펼쳤는데 오산이었다. 의외로 도전적이었고 처음에는 고전했지만 어느 순간을 넘기니 아니 이런 물질이 세상에, 아니 이름도 못 들어본 것들이 우리 생활 속에, 하면서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하긴 책이 아니라면 언제 주기율표 속 원소들 이름이라도 훑어 봤겠나. 

 이 책의 제목은 약간 낚시 같긴 하다. 주기율표에 대한 책이라면 각 족별, 주기별 특성이나 주기율표를 보는 법 등이 나와야 할 것이고 이전에 본 다카요시의 책은 그런 의미에서 책 제목과 내용이 일치했다. 굳이 이 책 제목을 정확히 정한다면 ‘만화로 읽는 주기율표 속 원소’정도 될 듯하다. 각 개별 원소들을 나열하고 각각의 특성, 용도, 발견 시기 및 발견자 등이 간략히 기록되어 있다. 처음엔 대체 이게 무슨 의미야 싶었는데 이름을 들었을 때 아 거기 쓰는 물질, 하고 떠올릴 정도만 되어도 화학에 대한 막연함은 해소될 듯 하다. 

 책 초반에 만화와 원자 등장 이전에 원자번호와 뜬금 없는 방사능 특징이 나오는데 여기서 아마 멘붕하고 책을 접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나도 약간 그랬다. 그런데 주기율표 후반부에 수많은 놈들이 거의다 방사성 원소이다. 방사선, 방사능, 방사성 원소에 대해 야구를 비유로 설명한 것이 그나마 이해를 돕고 극복을 도와주었다. 

투수: 방사성 물질(방사능을 가진 것)
야구공: 방사선
투수의 공 던지는 기술, 능력: 방사능
공에 맞은 사람: 방사성 물질에 피폭 당한 피해자
참 쉽죠?

1. 현재까지 알려진 원소는 얼마나 될까?(원자 번호는 몇 번까지?)
 원자번호는 1번인 수소부터 118번인 우누녹튬(잠정적 이름)까지 있다. 이 책은 얘네들 이름을 한 번씩 다 다룬다! 
 책의 구성은 원자번호 1부터 100까지는 상세하게 한 면은 글로 된 저자의 설명, 다른 한 면은 주기율표 상 해당 원소의 위치와 수치적 특성(그러나 이건 거의 안 읽게 됨. 끓는 점 녹는 점이야 물성 이해 위해 알면 좋다 쳐도 뭐 원자량 밀도 주요동위원소 반감기 등은 일반인이 봐야 이해도 안 되고 그냥 넘어갈라면 넘어가도...), 그리고 세 네컷 정도의 만화에서 원소를 발견한 학자들의 에피소드가 간간히 나온다. 만화만 보면 사실 물질 특성 같은건 심지어 안 나올 때도 많은데 아 이렇게 추출했구나, 아 이런 사람들이 이렇게 분투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겨우 세 네컷으로 나오니 오 쉽게 찾았네? 하는 오해를 할 수도 있지만...퀴리 부부가 피치블렌드란 이쁜 이름을 가진-그러나 실제로는 무시무시한 우라늄 광석-돌멩이를 수 톤 죽어라 갈고 빻고 끓이고 하는 걸 보면 몇 컷 몇 줄로 그들의 노고를 접하는게 약간 미안해지기도 한다.
 
 94번 원소인 플루토늄 이후의 원소는 거의 쓰임새가 없다고 한다.(95번 아메리슘은 화재경보기에 쓰는 나라도 있다고...)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고 원자로나 사이클로트론같이 어마어마한 장치를 동원해야 합성할 수 있는 원소가 대부분이다. 

 101부터 112까지는 합성, 발견, 재현성이 증명되어 정식 명칭이 붙었지만 반감기가 짧아 수명이 찰나 수준인데다 합성 원자 수 몇 개 수준의 양에 불안정성 때문에 딱히 물성도 알려진게 없다고 하여 이름과 이름이 붙은 유래 정도를 간단히 기재했다. (즉 만화가 없다.)
 113부터 118까지는 발견된 것은 확실하나 어른의 사정(정치적, 발견자가 누구냐 하는 분쟁 등등)으로 아직 이름이 확정 안 된 원소들, 즉 원소가 발견된 후, “정식 명칭”이 결정되기 전까지 “잠정적”으로 부르는 이름인 “체계적 원소 이름(계통명)”을 간단히 소개한다.113을 우눈트륨, 114를 우눈쿼튬이라고 부르듯 나름의 숫자 규칙에 따라 이름을 붙이고 정식 명칭이 붙으면 이전 명칭은 파기한다고 한다. (역주에 따르면 정식 명칭이 이미 결정된 것도 몇 개 있다고 한다.)

2. 원소의 이름은 어떻게 지었을까?
 책에서 주로 다루는 내용인 원소 이름을 붙이는 방법이다. 오래전부터 발견된 원소는 주로 성질을 따거나 그 원소가 포함된 물질을 따왔다고 한다. (신맛을 내는 산소, 목탄 속 탄소 등등) 주로 그리스어나 라틴어가 많다. 근대 이후 발견된 원소는 주로 지명(스웨덴 광산 이테르비에서 유래한 이터븀, 터븀, 이트륨, 어븀 친구들, 캘리포늄, 버클륨 등), 나라 이름(프랑슘, 유로퓸, 폴로늄, 아메리슘 등)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우라늄, 넵튬, 플루토늄 등), 사람 이름(가돌리늄, 퀴륨, 아인슈타늄 등등 끝도 없다.) 등 다양한 이름을 붙여 놓았다.

3. 물질들이 대체 어떤 용도가 있나?
 원소 자체는 이름 자체도 못 들어 본 것들이 우리 생활에 많이 쓰이고 있다. 희토류들이 대표적이다. 
 갈륨이라는 물질은 이 책에서 처음 봤는데 LED전구 중 푸른 빛을 내는 청색 발광 다이오드의 원료라고 한다. 푸른 색이 가장 나중에 개발되었다는데!!
 “1993년 질소화갈륨(III)GaN을 이용해 파란색을 만드는 데 성공하게 된다. 그런데 이 성공은 단순히 파란빛을 만들어냈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빨강과 파랑과 초록을 섞어 드디어 백색광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LED의 표현력이 현격하게 향상되었다.”
 그렇다. 그 덕에 우리는 지금 쩡한 흰 빛 조명과 생생한 엘이디 휴대전화 텔레비전 등을 볼 수 있다. 

 탄탈륨은 ‘고릴라는 핸드폰을 싫어해’에서 처음 접한 콜탄 속 원소이다. 검은 금으로 불릴 만큼 비싸게 팔려서 콜탄 광산 근처 숲과 고릴라 씨를 말린 주범이 된 탄탈륨은 전자 제품의 콘덴서에 절연체로 필수로 들어가는 물질이라고 한다. 고릴라야 미안해.

 그 외에도 셀 수 없는 많은 금속 물질들이 유리에 들어가면 색을 변하게 하거나, 보안경으로 쓸 수 있게 빛을 차단하거나, 튼튼하게 만든다고 했다. 

 방사성 원소의 경우 우리가 잘 알다시피 발전기, 무기, 의학용으로 쓰인다. 우라늄 동위 원소가 다양하지만 그 중 연료가 되는 것은 극소수라고 한다. 원래는 훨씬 더 효율 좋은 토륨을 쓸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못 된 배경이 안타깝다. 
  “토륨은 자연에서 채취한 모든 토륨이 현재 원자로의 연료인 우라늄235처럼 원자로의 연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라늄처럼 치사하게 ‘우라늄235는 0.7%에 불과하고 99.3%는 연료로 쓸 수 없는 우라늄238(238U)이랍니다. 죄송해요’라고는 말하지 않는다는 거다.” (표현이 너무 재밌다.)
 “원자로 개발 초기에는 토륨을 사용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무기로 사용 가능한 부산물, 즉 플루토늄의 생산량은 우라늄형이 더 많다는 이유로 토륨형은 채택되지 않았다고 한다.”
  무기 만들 빠워풀한 플루토늄 생산을 늘리려고 그랬다고...이제 와서 유라늄형을 토륨형 원자로로 바꾸기엔 천문학적 금액이 들어 거의 불가능하고 일부 국가만 토륨형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저자는 체르노빌이나 동일본 대지진 당시 사고가 난 원전 이야기를 짧게 언급하며 원전 개발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4. 방사성 물질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방사성 원소는 사람들이 인공적으로 합성한 방사성 물질도 있지만 자연계에도 존재하는데, 그 이유는 이들 원소가 지속적으로 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방사성 원소가 반감기를 거쳐 붕괴하면서 새로운 원소가 끊임 없이 만들어진다. 예를 들면 요즘 침대에서 나왔다고 난리난 라돈은
우라늄 → 토륨 → 라듐 → 라돈
 그외에도 악티늄->토륨->라듐-> .... ->납(가장 안정적인 원소라고 한다.)
 퀴륨(조부모)->유라늄(부모)->프로트악티늄(나)->악티늄(딸)->납(손자) 이렇게 가족으로 비유한 것도 웃겼다. 
 이런 변화 계열을 붕괴 계열이라 부른다고 한다.

그 외에도 인체 독성을 가진 수많은 원소들도 소개되었다. 주기율표로 세상을 읽다 에서는 아예 독이 되는 물질을 족별로 집중적으로 다루기도 했었다. 

과학에 대한 책은 문돌이였던 내게 나름 세상을 보는 눈도 넓혀 주고 일상 생활에 쓰이는 다양한 것들의 근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해 주어서 좋다. 내가 이런 어려운 이야기를 참고 읽다니! 하는 뿌듯함도...사실 깊이는 없는 그야말로 개론개론개론 수준 책인데 그래도 안 본 나 보다는 본 나가 좀 더 낫긴 하겠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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