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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문득, ‘그만 살까?’ 이런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 더 늦기 전에 ‘벼랑 끝 마음’ 끌어안기!
스에키 하지메 지음, 김정우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6년 10월
평점 :
《어느날 문득, ‘그만 살까?’ 이런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에키 하지메 지음 | 김정우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자살에 관한 책을 읽을 때면 마음 한쪽이 먹먹해진다. 자살유가족으로 살아온 시간이 벌써 18주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도 단순히 자살이라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사람이 왜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지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으로 읽었다.
이 책은 자살을 어느 한 가지 이유로 설명하지 않는다. 개인의 성격이나 의지의 문제로만 보지도 않는다. 마음의 상태와 정신적인 어려움, 가족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사회적 환경과 고립감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사람이 ‘죽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그래서 자살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하나의 사건이라기보다, 여러 어려움이 쌓이고 삶을 견디는 힘이 약해지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책은 죽고 싶다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이야기한다. 그런 말을 단순한 푸념이나 관심을 끌기 위한 말로 치부해서는 안 되며, 그렇다고 주변 사람이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말을 가볍게 넘기지 않고, 상대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며 필요한 도움과 연결하는 것이다. 자살예방은 특별한 누군가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주변 사람의 작은 관심과 사회적인 안전망이 함께 작동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점도 생각하게 한다.
또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의 마음뿐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도 생각하게 한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도 한 사람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모두 알 수는 없다. 도움을 주었다고 해서 반드시 결과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자살을 이해한다는 것이 결국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이유를 완벽하게 찾아내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여동생을 떠나보낸 뒤 자살에 관한 책을 꽤 읽었다. 왜 죽음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그곳까지 가게 되는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18년이 지난 지금도 완벽한 답은 알 수 없다. 대신 그 일을 겪으며 사람의 겉모습만으로 마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살아 있는 사람의 작은 신호를 조금 더 세심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느낀 것은 자살예방이 단순히 ‘죽지 말라’고 말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 삶을 견디기 어려울 때 혼자 남겨지지 않도록 관계를 만들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하고, 필요한 순간에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가 안전망을 만들어주는 것. 결국 중요한 것은 죽음을 이야기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어떻게 하면 한 사람이 다시 살아갈 힘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를 함께 생각하는 일일 것이다.
그 이후의 나는 삶을 포기하는 쪽보다 오히려 더 살려고 애썼다. 여러 사건을 지나오면서 삶이 늘 즐겁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고통을 겪어낸 사람은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내게 자살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삶에 관한 책으로 남았다. 지금 내 곁에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자살예방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