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람을 살려내는 특수청소부입니다》 김도겸(근성마톡) 지음 #모티브청소하는 직업은 처음의 깨끗함으로 돌려주는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특수청소는 단순히 더러운 공간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그 공간에 남겨진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특수청소부로 일하며 저장강박, 쓰레기집, 고독사, 애니멀 호더 등 일반적인 청소와는 다른 현장을 마주한다. 집 안에 쌓여 있는 물건과 쓰레기는 단순한 게으름의 결과가 아닐 때가 많았다. 번아웃이나 우울, 무기력으로 인해 스스로 집을 돌볼 힘조차 잃어버린 사람들이 있었고,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혼자 버티다가 고독사에 이른 경우도 있었다.나도 무기력이 찾아왔을 때 집을 방치하고 치우는 일을 계속 미뤘던 적이 있다. 치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마음인지 조금은 안다. 그래서 책에 나오는 사람들을 단순히 게으르다고 말할 수 없었다. 특히 쓰레기집에 젊은 여성 의뢰인이 많은 이유를 이야기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 체력이 안 되고, 무언가가 조금씩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나도 20대 초반 대학교 동기 집에 갔다가 침대 주변을 제외하고 빨지 않은 옷과 코 푼 휴지, 머리카락과 먼지가 뒤엉켜 있던 방에서 잤다가 다음 날 온몸에 두드러기가 났던 기억이 있다.애니멀 호더의 이야기도 충격적이었다. 동물을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 계속 데려오는 것이 결국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고통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특수청소 현장에는 정말 다양한 삶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가장 마음에 남은 것은 한 여성에게서 온 편지였다. 자신의 죽음 이후 강아지와 고양이를 맡아달라는 부탁이었다. 저자가 그 집에 들어갔을 때 그곳에는 함께 살아가던 동물들이 있었다. 집도 있었고 곁에 생명도 있었는데, 무엇이 그 사람을 죽음까지 몰고 갔을까 하는 생각이 오래 남았다.깨끗해진 공간에서 사람이 다시 일상을 시작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청소는 충분히 사람을 살리는 일이 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누군가의 지저분한 집보다 먼저 그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때로는 작은 손길 하나가 다시 살아갈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