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략》 제갈량 #트라이어드
고전은 나의 마음가짐을 단단히 먹게 하기에 정말 좋다. 특히 지금처럼 무언가를 시작하고 한 단계씩 밟아가야 하는 시기에는 더 그렇다. 마음은 이미 저만큼 앞서가 있는데 현실은 아직 첫 단계에 머물러 있을 때가 있다.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금방 해낼 수 있을 것 같고, 머릿속으로는 벌써 베테랑이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고 경험해야 할 것도 많다. 그래서 지금의 나에게 제갈량의 말들이 더 깊이 들어온다.
급한 마음을 먹는다고 일이 빨리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빨리 결과를 내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지금 해야 할 과정을 건너뛰고 싶어질 때가 있다. 나는 요즘 특히 그런 마음을 경계하고 있다. 좋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쌓아가야 한다.
적어둔 문장도 마음에 남는다.
“평정은 무관심이 아니다. 이것을 헷갈리면 안 된다. 평정은 깊이 사랑하면서도 결과에 끌려다니지 않는 태도이고, 간절히 원하면서도 그 간절함에 흔들리지 않는 태도이다.”
평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흔들리더라도 내가 가야 할 방향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가지고 있되 그 마음 때문에 조급해지지는 않는 것. 결과를 빨리 보고 싶어도 조금 늦게 찾아오는 결과를 기다릴 줄 아는 것. 어쩌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능력보다 이런 평정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현재 내가 가야 할 길에 놓인 장애물을 하나씩 치워가려고 한다. 그런데 꼭 장애물을 치워야만 앞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장애물을 없애는 데만 힘을 쓰기보다 내가 걸어갈 길을 잘 다듬어 놓는 것도 방법이다. 오늘 할 일을 하고, 부족한 것을 배우고, 경험을 쌓고, 실수를 통해 다시 고치면서 조금씩 내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책에서는 강한 사람을 단순히 힘이 센 사람으로 말하지 않는다. 자신의 눈빛으로 함께 있는 공간을 자신의 에너지로 가득채우는 사람, 자신의 중심을 쉽게 흔들리지 않게 만드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려면 결국 나부터 단단해져야 한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성장이 아니라 내가 나를 믿을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쌓아야 한다. 누구에게 보여지려하기보다 내가 나를 가치있는 사람으로 여기는 거다.
지금의 나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 그런데 마음은 벌써 베테랑이다. 그래서 가끔 마음이 현실보다 앞서간다. 빨리 잘하고 싶고, 빨리 결과를 확인하고 싶고, 내가 생각한 만큼 해내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그 마음을 조금 내려놓으며 단단히 나를 단련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