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생에영끌은무섭고전세금올려주긴지쳐서실거주한채샀습니다만 #소나무우유 #모티브
읽으며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온 건 희망이 보인다라는 사실이었다. 살면서 꽤 많은 이사를 반복할수록 삶은 자꾸 임시 거처 같아진다. 공간이 주는 평안함을 이사13번에 알게되었다. 계약 기간이 끝날 때마다 전세금을 올려줄 수 있을지 계산해야 하고, 집주인의 결정 하나에 생활 반경과 아이들의 환경까지 흔들린다. 울 첫째는 초등학교만 지금 세번째 옮겼다. 그렇게 옮겼지만 대한민국에서 내 집 한 채를 가지진 못했다. 나 역시 금수저도 아니고 투자 감각이 뛰어난 사람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주부로 아이 둘 키우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 현실적으로 읽혔다.
책 초반부는 부동산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시장 흐름과 기본 개념을 정리해준다. 세금, 대출, 입지, 실거주와 투자 개념까지 두루 짚어주는데, 단순히 지금이 기회 같은 자극적인 분위기가 아니라 실제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특히 저자가 첫 내 집 마련 이후 부동산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5,000명 이상의 수강생들과 실제 매수를 진행했다는 부분은 신뢰감이 있었다. 책 전체가 허황된 성공담보다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향에 가까웠다.
특히 5장 이후부터는 책의 결이 확실히 달라진다. 단순히 정보를 알려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집을 사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훈련시키는 느낌이다. 플랜B까지 찾아보며 지역을 비교하고, 예산을 계산하고, 임장을 가며 생활 동선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까지 매우 구체적이다. 결국 집은 인터넷 시세표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매일 살아야 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한다. 나도 발품을 팔며 집을 본 적이 있지만, 막연히 좋다가 아니라 교통, 생활권, 학군, 관리 상태, 구축 리스크까지 냉정하게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며 가장 크게 든 생각은 내 형편에 맞는 속도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시장 상황에서 무리한 영끌은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금리가 어떻게 변할지도 불확실하고, 정책 역시 계속 바뀐다. 대출을 최대치로 끌어 써 집을 샀다가 삶 전체가 대출 상환에 잠식되면 실거주의 안정이라는 목적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 주변도 그런 사람이 꽤 있는데 대출이자때문에 돈이 모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당장 조급하게 뛰어들기보다 현금을 더 모으고, 지역 공부를 하고, 실제 시세 흐름을 꾸준히 보는 쪽이 맞겠다는 결론에 가까워졌다.
이 책은 누구나 집을 사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이 얼마나 계획적으로 움직여야 겨우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었다. 결국 내 집 마련은 로망이 아니라 계산의 영역이다. 감당 가능한 대출인지, 유지 가능한 생활비인지, 앞으로도 계속 살아낼 수 있는 구조인지 끝까지 따져봐야 한다. 꿈만으로는 집을 못 산다. 하지만 아무 준비 없이 현실을 탓한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지도 않는다. 그래서 필요한 건 조급함이 아니라 숫자를 견디는 힘과 오래 준비하는 체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