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전하며_홍선기엮음 #헤르만헤세와빈센트반고흐 #모티브 읽으며 가장 먼저 들었던 감정은 참 아름답다였다. 단순히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오래전 누군가의 진심 어린 안부를 조용히 건네받는 기분에 가까웠다. 특히 데미안을 여러 번 읽었던 나에게 이번 책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데미안의 이전작이 실려있으니 더욱 관심이 갔다. 기존에는 활자로만 헤세를 만났다면, 이번에는 삽화와 사진, 편지와 기록들이 함께 어우러져 그의 내면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글만 담긴 책이 아니라 그림까지 함께 실려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나는 원래 오래된 고전소설과 전시회를 가던지 명화가 실려있는 책을 보며 마음을 다잡거나 위로를 얻곤 하는데, 이 책은 그 두 가지를 한 번에 품고 있었다.헤르만 헤세와 빈센트 반 고흐는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고 표현하는 방식도 달랐지만 묘하게 같은 결을 가진 사람처럼 느껴졌다. 한 사람은 문장으로, 다른 한 사람은 그림으로 자신의 내면을 풀어냈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외로움과 고독, 삶을 견디려는 마음, 그리고 끝내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시선이 담겨 있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아버지가 신학자였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어쩌면 어린 시절부터 접한 신앙과 인간에 대한 질문들이 그들의 작품 세계 깊숙이 남아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글과 그림은 단순한 예술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힘이 있었다.무엇보다 이 책은 얼마나 공들여 만들었는지가 페이지마다 느껴졌다. 글과 그림, 사진과 구성 하나까지도 허투루 담긴 것이 없어서 엮은이의 깊은 애정과 수고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단순히 잘 만든 책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하나의 작품이라고 부르고 싶다. 읽는 내내 누군가가 오래 마음을 들여 완성한 예술작품을 천천히 감상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앞으로도 마음이 지치거나 혼자라고 느껴지는 날이면 이 책을 다시 꺼내 보게 될 것 같다. 누군가의 안부를 받는 마음으로,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조용히 안부를 건네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