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따라 한 걸음씩 - 성경적 교회론의 신학과 실천
안진섭 지음 / 샘솟는기쁨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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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많은 조직과 공동체가 크기와 속도에 매몰되어 본질을 잃어간다. 교회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안진섭 저자의 책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성경적 교회론에 충실한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을 담아, 교회의 가치는 규모가 아니라 영적 건강함에 있음을 역설한다. 밖으로 보여지는 화려한 성장보다 내면의 회복과 영적인 성숙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그의 목소리는 묵직한 울림을 준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 중 하나는 저자 자신의 고백이다. 파킨슨병이라는 육체적 한계와 고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자신보다 성도들을 먼저 생각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보여준다. 성도와 동등히 존중하는 마음, 긍휼의 마음이 있어야한다. 이는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염려하기보다 하나님께 의지하며 말씀대로 순종하려는 삶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범사에 감사하며 살고자 노력하는 저자의 긍정적인 에너지는 글에서도 독자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바울은 우리 인간을 질그릇에 비유한다. 질그릇 자체는 평범하고 투박하며 때로는 쉽게 깨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그릇이 가치 있는 이유는 그 안에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우리 안에 담긴 보배로 인해 우리가 빛날 수 있다는 통찰은 겸손과 위로를 동시에 선사한다. 많이 들었던 내용임에도 더욱 와닿는 건 나를 다시 돌아 본 성찰이었나보다.

​교회 내에서의 영적 성숙을 위해 성도에 대한 양육은 필수적이다. 저자는 교회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권한의 분산을 제안한다. 특정 개인이나 소수가 교회의 머리가 되지 않도록 권한을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은 매우 현실적이다. 내가 몸담고 있었던 교회가 지극히 이렇게 실천하고 있었다. 목회자와 성도의 협력과 기도로 이루어 낸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위치에 올라가면 권력을 쥐고 마음대로 휘두르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저자는 이러한 인간의 연약함을 직시하며, 공동체의 머리는 오직 그리스도뿐임을 강조한다. 권력에 오르면 이를 망각한다. 이를 위해 서로 역할을 나누고 책임과 권한을 분산하는 구조적 노력이 병행될 때, 교회는 비로소 지배하는 곳이 아닌 섬기는 곳으로 거듭날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교회의 핵심 모델은 유기체이다. 바울의 가르침처럼, 교회는 각기 다른 지체가 모여 하나의 몸을 이루는 유기적인 관계여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제적 수준이나 은사의 유무와 상관없이 서로를 동등하게 대하는 태도다.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며 서로 보조를 맞추고, 상대방의 성장을 돕는 것이 공동체의 진정한 역할이다. ​책의 와닿는 내용에서는 개인의 능력이나 효용성으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사랑 안에서 연합하지 않고 홀로 생활하는 것은 마치 포도나무에서 잘려 나간 가지와 같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곧 말라 죽게 되듯, 그리스도인은 공동체라는 뿌리 안에서 서로 연결될 때만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한 교회의 지체가 되어 서로를 살피고 기도해 주는 과정에서 우리는 세상이 줄 수 없는 큰 사랑을 경험한다.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아! 이런 마음이 교회 내에서도 존재할 수 있구나"라는 깊은 감탄을 하게 된다. 나도 그런곳에 속했었는데 라는 마음이 있었다. 단순한 사회적 모임을 넘어 영적인 가족이 되고, 하늘 공동체를 경험하는 것은 인생에서 마주할 수 있는 가장 큰 복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책은 목회자와 성도의 협력, 그리고 복음의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결국 교회의 본질은 건물이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사람과 관계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임을 깨닫는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저자가 몸소 보여준 고난 속의 감사, 질그릇 같은 겸손, 그리고 유기체적 공동체를 향한 열망은 우리가 어떤 교회를 꿈꾸고 어떤 성도로 살아가야 할지 명확한 답을 제시해 준다. 겉모습을 치장하기보다 내면의 영적 성숙을 위해 한 걸음씩 내딛는 삶, 그것이 바로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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