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명상록 - 삶과 죽음을 고뇌한 어느 철학자 황제의 가장 사적인 기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그레고리 헤이스 해제, 정미화 옮김 / 오아시스 / 2026년 1월
평점 :
#명상록_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 #정미화옮김 #오아시스
로마제국의 제16대 황제이며 스토아 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이며 철인황제라고도 불린다. 그는 어려서부터 그리스 특히 학문분야에 빠져있었다. <명상록>은 사실 전쟁터에서 쓴 저작이다.
P. 162 너의 인생 전체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놓고 생각해 봄으로써 네 마음이 짓눌려서 압도되게 하지 말라. 네가 과거에 겪었고 미래에 겪게 될 온갖 괴로운 일들을 한꺼번에 다 생각하지 말고, 현재 네가 당면한 일에만 집중해서 ˝이 일은 내가 도저히 감내할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일인가˝라고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라.
P. 58 어떤 일을 할 때에는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상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하지 말며, 먼저 치밀하게 검토함이 없이 하지 말고, 무리하게 하지 말라. 너의 생각에 화려하고 그럴 듯한 옷을 입히지 말라. 말을 많이 하지 말고, 많은 일을 벌이지 말라. 네 안에 있는 신이 너를 이끌어 나가게 하여, 맹세나 그 누구의 증언이 없어도 한사람의 로마인이자 한 사람의 통치자로서 너의 자리에서 네게 맡겨진 국사를 원숙하고 담대하게 처리하다가, 이 세상에서의 삶으로부터 퇴각하라는 신호가 나면 아주 기꺼이 물러나라. 늘 쾌활함을 잃지 말고, 외부의 도움 없이 네 자신의 힘으로 해 나가며, 다른 사람이 주는 편안함을 물리치고 스스로 서라. 네가 스스로 바르게 서야 하고, 남의 도움을 받아 서거나, 남이 너를 바르게 세우게 해서는 안 된다.
전쟁터에서 쓰였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명상록의 문장은 전혀 가볍지 않다. 위엣 문장들이 특히 마음을 붙든다. 이 문장들을 읽을때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지만 동시에 뜨끔해졌다. 왜냐하면 나는 한때 그 반대로 살았던 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잠시 나의 끈을 놓치고 방심하면 안된다. 더 잘해보이고 싶어서 말을 많이했었고, 인정받고 싶어서, 확신에 차 있어서 독단적이었던 것 같다. 그때는 그것이 열정이고 무조건 맞다고 생각했다. 무리하게 나아가다 보니 에너지는 바로 소진되고 마음은 지치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내 풀에 내가 꺾이고 말았다. 그 시간을 지나고 보니까 고전의 문장들은 단순히 교훈이 아니라 방향을 잃지않게 해주는 이정표처럼 느껴진다. 역시 책은 적재적소의 타이밍에 다가온다. 나는 지금 삶이 또한번 리셋된 지점에 서있다. 이전처럼 속도와 확장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잠시 멈추어 다시 세팅하는 시간.
나는 예수님을 믿기에 성경말씀을 가까이한다. 그런데 철학서를 왜 읽을까. 읽는 이유는 분명하다. 스토아 철학은 내면의 단단함을 말한다. 나는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고 함께 새겨듣고 싶다. 성경말씀은 삶의 방향을 철학서는 태도를 가르쳐준다. 세상은 빠르게 변해가고 있지만 2000년전 전쟁터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고 마르쿠스는 자신을 다독이며 쓴 문장이 이제는 나에게 말 걸어온다. 지금의 나는 이전보다 느리게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