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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자유론 - 자유는 상처를 먹고 자란다
존 스튜어트 밀 지음, 김이남 편역 / 포텐업 / 202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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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나는 누구에게 보여지는 삶을 지극히 성실하게 살아왔다.
존 스튜어트 밀의 말들이 뼈아프게 다가왔던 이유도, 어쩌면 그가 내 삶을 정확히 짚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직설이 비난이 아니라 위로로 느껴졌다는 사실이, 지금의 나를 가장 잘 설명한다. 나는 일기를 쓰듯 살았지만, 실은 보여지기 위해 쓰는 일기에 더 가까웠다. 진심이라고 믿었던 말과 행동들조차 어느 순간부터는 누군가의 시선, 반응, 평가를 전제로 움직이고 있었다. 칭찬받기 위해, 비난받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삶. 그게 나의 성실함이었고 동시에 나의 굴레였던 것 같다.
겉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무의식 속에서는 늘 남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은근히 자랑하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어 했던 마음이 더 컸는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일까. 요즘 나는 내 껍데기를 한 겹 벗겨낸 듯한, 예상치 못한 후련함을 느낀다. 이 감정이 이렇게 가볍고 맑을 수 있다는 걸 미처 몰랐다. 그렇다고 SNS를 했던 시간이 허투루 흘러간 시간이라거나, 무의미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곳에서 나는 분명히 많은 것을 얻었다. 관계도, 배움도, 나 자신에 대한 이해도 있었다. 다만 이제는 그 시간이 나를 설명하는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아마 지금의 나는 보여지기 위해 사는 사람에서 이해되기보다 스스로를 아는 사람으로 옮겨가는 중일 것이다. 그리고 이 이동은,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고 단단하다.
P.122 타인의 칭찬은 달콤하지만 쉽게 사라진다. 그러나 자신의 내면에서 비롯된 수긍과 수용은 깊고 오래 지속된다.
나의 삶은 존 스튜어트 밀의 말처럼 ‘나에게는 나의 삶을 실험할 자유가 있다.’는 문장이 현재 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의 선택들(좋은선택부터 안좋은 선택의 기로까지도) 그런 흔들림 조차도 하나의 실험이었다고 생각하니 삶이 조금은 다르게 보이기도 했다. ‘나는 타인의 인정이 없어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인가?’이 문장이 눈에 띄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인정에 목말라 있었고 누군가의 시선과 평가가 어떤지 나를 규정하도록 하며 살았던 것 같다. 왜 그렇게 인정을 원했나? 나는 살면서 살아감에 있어서 부모에게도 칭찬을 받고 산세월이 없다보니 잘해야, 버티면, 증명하면 괜찮아진다고 믿었던 시간이 길었던 것 같다.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려 한다. 흔들렸던 시간도, 부족했던 선택도 모두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온 과정이었다는 것을. 나를 완성하는 기준을 타인의 인정이 아니라, 나 자신의 판단으로 옮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