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부모의 인문학 그림책 코칭 - 인문학적 성찰과 함께하는 자녀교육가이드
최미경 지음 / 라온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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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그림책을 자주 읽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어떻게 읽어줘야 할까’라는 질문이 생겼다.
“빨리 책 읽어.”라는 말보다, 표지의 그림을 함께 바라보며 “이 그림 어때?”라고 묻는 시간이 훨씬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렇게 시작된 질문이 바로 그림책을 어떻게 하면 깊게 읽을 수 있을까였다.

그림책을 깊이 읽는다는 건,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안에 머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책은 짧다. 그래서 가볍게 읽힌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그 짧음 때문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다. 문장이 적은 만큼 말해지지 않은 것이 많고, 그 여백은 시와 닮아 있으면서도 또 다른 방식으로 우리를 사유하게 만든다. 나는 그 여백이 바로 생각이 시작되는 자리라고 느낀다.

그렇다면 인문학적으로 읽는다는 건 무엇일까.
그건 정답을 찾는 독서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독서다. 그림책 속 인물을 통해 ‘옳고 그름’을 가르치기보다, 그 인물이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함께 바라보는 일이다. 사건보다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고, 결론보다 과정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AI 시대를 지식의 경쟁이 아니라 의미의 경쟁이라고 말한다. 무엇을 아느냐보다 왜 배우려 하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대. 그래서 그림책은 단순한 교육 도구가 아니라, 아이와 부모를 이어주는 관계의 매개가 된다. 아이와 그림을 함께 보며 각자의 생각을 말하고,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순간, 책은 더 이상 가르치는 도구가 아니라 대화의 공간이 된다.

인문학적 성찰이란, 아이에게 생각을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생각할 권리를 건네는 일이 아닐까. 그림책 한 권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아, 서두르지 않고 머무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 아이는 이야기를 읽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간다. 그게 내가 지금 믿고 싶은 그림책 읽기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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