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고통당하는 하나님만이 - 의심, 눈물, 기독교의 소망
비노스 라마찬드라 지음, 김종호 옮김 / IVP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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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스 라마찬드라의 책은 단순히 고통을 설명하거나 이론적으로 정리하려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암에 걸린 아내를 잃은 개인적 경험과 스리랑카 내전이라는 공동체적인 고통을 깊이 겪은 한 사람이다. 단순히 교리적인 해답을 주기보다는 고통을 직면하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다시 묻는다. 책을 읽으며 읽기전에도 불과 얼마전이지만 내 마음은 이전보다 훨씬 고통과 가까워졌다. 전에는 다른 사람의 아픔에도 병치레에도 마음으로 와닿기보다는 남의 일이었다. 그런데 어인일인지 이제는 남의 아픔도 직접적으로 와 닿는다. 무엇이 이리도 이런 마음을 주셨을까 싶다. 그것은 아마도 나 자신이 고통앞에 외면치 않고 더 정직히 서보았기 때문일까. 내 삶의 일부로 생각하고 간절히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전에 나에게서의 하나님은 마치 숨어계신 분처럼 느껴졌다. 아니 저어기 아주 멀리 나와 동떨어져있는 분. 내가 믿고 있지만 아주 멀리 떨어져 계시는 분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것은 하나님이 단순히 고통의 이유를 설명해주는 교사로서의 거리를 두고서 계신분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오히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고통의 한복판에서 서 계신다. 내가 새벽마다 손을 모으고 치켜들며 입으로 고백하는 기도속에서 내 여러감정을 쏟아내도 하나님이 다 아신다는 믿음은 고통속에서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위로와 같다.

기도 속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 사람의 고통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내 마음이 기도를 통해 전달되어 조금이라도 견디기를 바라는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나아지라는 기도일까? 혹은 고통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라는 기도일까? 기도하면서도 하나님께 묻는다. 내가 지금 어떤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 걸까? 그래서 나는 기도할때에 단순한 위로나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기도는 단순히 누군가를 위해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과 하나님이 함께 하는 자리에서, 고통 속 사람에게 전달되는 작은 연대의 표현이 된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왜 하나님은 해결해 주시지 않지? 왜 착한 사람들이 이런 아픔을 겪어야 하지?”라는 질문이 더 크게 다가오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억지 해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하나님이 멀리서 방관자가 아니라 고통을 함께 당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새기게 한다.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시기에도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는 자유롭게 하나님께 질문하고 도전하며 심지어 분노를 표출할 수도 있다. 사랑받는다는 안정감이 탄식할 수 있게 하고, 탄식할 용기를 준다.
_1장 오 주여, 왜 당신의 얼굴을 숨기시나이까?>

<하나님은 고통을 가하거나 고통을 회피하는 분이 아니라 고통을 당하시는 분으로 계시되었다. 그러나 이 장의 초반부에 인용된 “오직 고통당하는 하나님만이 우리를 도울 수 있다”는 본회퍼의 유명한 문구대로라면, 그 하나님은 자유롭게 우리와 함께 고통당하기를 선택하면서도 고통에 압도당하거나 패배하지 않으셔야 한다. 하나님께 고통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다만 하나님은 창조와 창조 세계의 관계에서 이룰 목적을 위해 고통을 수단으로 받아들이신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부활과 이를 통해 시작되는 ‘새 창조’는 십자가형과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
_3장 하나님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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