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바람 위에 있어 열다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헬스 엮음, 박종대 옮김 / 열림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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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바람위에있어_헤르만헤세 #열림원

헤르만 헤세는 독일 남서부의 소도시 칼프에서 태어났다. 개신교 목사 아버지와 신학자 가문 출신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화가이다. 동서양의 사상과 인간내면의 깊은 성찰을 탐구하여 20세기의 독일문학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헤세가 바라 본 구름은 나와 같은 느낌이었을까. 구름의 너머에 무언가 있다라는 신비한 느낌이 있다. 헤세에게 구름은 단순한 풍경이 아닌 하늘과 땅 사이를 유영하여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는 그리움과 갈망의 상징이었다.

왜? 갈망의 상징이었을까? 구름은 형태와 머무름이 없고 계속 바뀌는 존재이다. 그는 늘 새로운 곳을 찾아서 떠났지만 정착하지 못하는 삶을 바라보며 구름과 자신을 투영하게 되었다. 구름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존재로 생각했으며 영원이나 초월 그리고 절대적 세계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P. 22 구름은 하늘과 땅 모두에 속하는 존재로서 모든 인간적 그리움의 아름다운 은유처럼 신의 하늘과 가련한 땅 사이에서 떠돈다. 더럽혀진 영혼이 순수한 하늘에 안기고 싶은 대지의 꿈과 같다. 구름은 영원한 방랑의 상징이자, 끊임없는 탐색과 갈망, 집을 향한 그리움의 상징이다. 땅과 하늘 사이에 그렇게 불안스레 머뭇거리며 갈망하고 그러면서도 때로는 반항적으로 걸려 있는 구름처럼 인간의 영혼 또한 시간과 영원 사이에 불안스레 머뭇거리며 갈망하고 그러면서도 때로는 반항적으로 걸려 있다.

새벽녘에 일어난 후에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하늘을 올려다본다. 마치 오래전 헤세가 그러했듯, 나는 구름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마음이 뭉게뭉게 떠오른다. 단순히 날씨를 확인하려는 눈길이지만, 어느새 오늘은 어떤 형상의 구름이 떠올라 내 호기심이 일어날까 기대하는 습관이 되었다. 특히 태양과 구름이 서로 빛과 그림자를 보여줄 때, 그 조화로움 속에서 가장 깊은 아름다움을 느낀다. 새벽의 태양이 막 수평선 위로 얼굴을 내밀기 직전, 또 하루의 막바지를 향해 가는 저녁, 해가 서쪽으로 기울며 저녁놀에 붉게 물드는 구름은 마치 하루의 견디고 돌아오는 남편의 퇴근과도 같아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구름은 늘 같은 듯 다르고, 덧없이 흘러가면서도 순간마다 내 마음을 붙잡아 머물게 한다. 요새 하도 하늘을 봐서 목이 길어지나 싶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찾는다. 구름은 내 일상 속에 스며든 작은 행복이자, 멀리 있으나 언제든 만날 수 있는 나만의 위안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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