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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이지 않은 세상에서 - 소설가를 꿈꾸는 어느 작가의 고백
강주원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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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늘 글을 쓰며 살아온 사람이다. 한동안은 직업으로써 기사, 칼럼, 인터뷰, 보도자료, 공식 서한까지 다양한 글을 써야만 했던 삶이였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보다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글로 그것들을 담아내는 데 익숙했다. 그렇게 쓰다 보니, 문단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글을 쓰다 보면 결국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지고, 내면에서 창작의 욕구가 차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중에는 소설가를 꿈꾸는 것일까.
그는 한때 북카페를 운영하며 읽고 쓰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함께 나누고 배우기도 했다. 나는 예전에는 에세이에 몰두해 에세이만 읽던 시절이 있었지만, 요즘은 산문집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에세이가 자신의 삶과 경험을 중심으로 관심을 반영한다면, 산문은 보다 다양한 형식 속에서 더 넓은 주제를 다루며 이야기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P.81 편하게 쓰되 불편하게 고민해야 한다. 중간중간 의심해야 한다. 자신이 때로 틀렸음을 아는 이는 그만큼 더 나은 글을 쓸 가능성이 크다.
편하게 쓰되, 불편하게 고민하라. 나는 이 글을 읽으며 성찰 없는 글은 결국 공허하다.. 라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를 가르치려는 글은 피곤하고, 늘 같은 주제를 붙잡고 주구장창 반복하는 글 역시 읽는 독자에게 피로감만 주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글을 보면서 오히려 묻게 된다. 쓰고있는 쓰니는 도대체 왜 글을 쓰고있는지? 발설하기 위한 글은 일기로, 함께 사유하고 나누기 위한 글이 독자에게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책을 많이 읽는데 왠만한 글에는 글밥이라는 표현은 정말 신중히 한다.
P.102 우리는 쓰기를 통해 진실을 구하지만, 쓰다 보면 앎이 우리를 발견하기도 한다. 처음 한두 문장에선 잘 드러나지 않는다. 쓰다 보면, 계속해서 써 내려가다 보면 어디선가 빼꼼 고개 내미는 무언가를 발견할지도. 그때 우리의 펜은 낚싯대가 되었다가 뜨개바늘로 변했다가 다시 긴 여정을 돕는 지팡이가 되곤 한다. 지혜의 구원을 향한.
저자의 사유가 좋았다. 결국, 우리는 왜 쓰고 읽어야 할까. 가까운 사람과의 깊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문득 답이 나오는 순간이 있다. 밑줄 친 것처럼 빼꼼 고개 내미는 순간이 나타난다. 내가 왜 이렇게 생각했는가 그 흐름을 따라가게 된다. 책읽기가 이제는 삶이 되어버린 지금, 나는 점점 더 깊이있는 작가를 찾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