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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나, 그 사계절 이야기
김진호 지음 / IVP / 2023년 10월
평점 :
#하루만나그사계절이야기_김진호 #IVP
책이 출간되었을 때, 나는 그저 “좋은 책이구나” 하고 선물만 했다. 그때는 글을 읽으면서도 마음에 질문이 없었다. 질문이 없으니, 깊이는 당연히 없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이 책을 펼치니, 문장마다 내 안에서 ‘왜?’라는 물음이 온다. 산골 오지에서 목회를 한다는 건 어떤 삶일까. 친분 있는 두 분의 시골 목사님이 떠오르고, 예배와 기도에 온 힘을 쏟다 얼마 전 하나님의 품에 안기신 목사님의 얼굴이 그려진다. 출간 직후 읽었다면 “아, 시골 목회는 이렇구나” 라고만 생각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이젠 서로의 삶을 알고, 눈빛과 숨결을 기억하기에 저자의 문장이 내 속으로 스며든다.
참되고 신실하자고 매일 참되자며 자신을 다잡는 그분의 고백이, 책 속에서 오늘도 나를 붙든다.
P.86 무슨 일에든지 욕심을 부리기보다, 자족하는 기쁨을 가져야겠다. 참되자.
P.173
그런데 할매의 밥상을 기다리는 동안 가만히 화로의 숯불을 보다가, 문득 내가 가진 사랑의 크기가 참 작았음을 깨닫는다. 온전하지도, 순전하지도 않다. 넓지도, 깊지도, 크지도 않다.
그렇다고 뜨겁지도 않다. 저 숯불처럼 모든 것을 다 덮고 녹일정도로 뜨거워야 하는데, 내가 가진 사랑은 말로만 목자의 사랑, 아비의 사랑이었다.
나도 별 수 없이 옹졸해진 내 마음이 드러날 때가 있다. 별것 아닌 일에도 속상해하고, 사소한 말에도 서운해하며, 계산하듯 산술적으로 따질때에 나는 아직 참됨과는 멀고, 마음은 얕고 또 얕음을 느낀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은 한이 없는데, 내 사랑은 왜 이토록 좁고 작은지… 참된 사랑을 품고 사는 사람, 그 길로 나도 가고 싶다. 그러려면 참되려고 바르려고 나를 연단해야함을 느낀다.
사계절을 돌며 영월의 작은 교회에서 피어난 은혜의 기록이다. 부족한 자원 속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고, 성도들의 순수한 믿음과 섬김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 섬김과 수고가. 새벽녘, 아흔넷의 할매 성도가 기도로 지키는 교회… 그 기도가 저자를 세우고, 교회를 세운다.
#시골목회 #시골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