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위 그리스도인 - 불안이 낳은 묵상
최병인 지음 / 지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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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위 그리스도인』은 출판사 뜰힘의 대표 최병인이 쓴 에세이집으로, '경계'와 '불안'을 신앙과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 글이다. 저자의 깊이있는 통찰은 인간 삶의 진동을 묵상한다. 36편의 에세이는 기독교 신앙의 9가지 주요주제를 따라서 구성되고 신학적 언어와 일상적 언어의 균형을 갖추고 있다.

많은 이들이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그리스도가 보이지 않는 신앙인이 많은 시대이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내세우지만 정작 하나님이 없는 믿음이 만연하기에 믿는자라고 이야기가 민망한 때가 되어버렸다.

P. 56 성경은 인간과 세계의 비극을 비현실적으로 미화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비극이 우리 모두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창녀의 아들로 태어나 딸의 목숨을 잃게 한 입다의 삶은 다소 극단적이지만 모든 인간의 현실을 일부 반영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모든 문제를 해소한 채 걱정 없는 삶을 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때로는 누구나 힘들고 고단한 삶에 치여 살아간다. 때로는 지치고 아무 의미없이 느껴지는 날도 있다. 그런 시간속에서 나를 붙잡아준 건 믿음이었다. 설명할 수 없어도 어느순간에 조용히 마음속으로 깊숙히 찾아온 믿음이다. 다른 어떤 이야기보다 성경이 인간의 현실을 솔직하게 입체적으로 마주한다는 점이다. 성경은 우리의 깊은 상처와 비극을 숨기지 않고 사색하게 만들기에 우리의 삶과 무관하지 않고 더욱 크게 와닿는 점이다. 인간이라면 걱정없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삶에 있어서 직면하는 어려운 일들을 헤쳐나가며 수용하며 현실을 직시하며 살아간다. 신앙을 붙잡고 살아가는 것 믿음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 그 속에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신앙을 가지며 기도하는 것은 현실을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내는 힘을 가지는 것이다.

P. 90 우리는 다양한 생각, 가치관, 해석이 서로 공존하는 세상을 살고 있다. 어느 모임에 가더라도 나와 동일한 생각을 가진 사람보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있는 현실을 쉽게 마주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삶을 살아가며 타인과 협의하여 서로가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어딘지 고민하는 감각을 익혀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람이기에 "나의 생각을 100%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다"라는 것이다. 성숙한 사람의 태도는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름을 이해하려는 태도에 있다. 인간은 하나님이 아니기에 그 한계 안에서 어떻게 더 나은 관계로 바뀌어 갈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P. 123~124 살면서 문득 서늘함이 나의 마음에 휘몰아칠 때가 있는데 그건 내 주변에 낯선 존재가 더 이상 없음을 알아차릴 때다. 일정한 공간, 일, 사람 곁에서 일어나는 안정감은 때로 불안감을 일으킨다. 약소한 내가 광활한 생명을 품는 대양이 될 수 없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경계를 넘어서지 않는 삶의 태도가 속 편한 건 아니다.

예리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며 세상과 조심스럽게 화하는 그리스인이었다. 젊은 감각을 갖고 있는 사람의 시선이라 더욱 기대되는 책이기도 했다. 저자의 이런 시선이 있기에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신앙과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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