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수 있는 동안에 - 삶과 죽음의 본질을 포착하는 포토그래퍼의 시선
차경 지음 / 책과이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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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있는동안에_차경 #책과이음 #삶과죽음의본질을포착하는포토그래퍼의시선 @chakyung

건너 건너 알고있었던 차경작가의 작품은 알음알음 보게되었었다. 17년 차 포토그래퍼인 작가 차경은 한쪽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어찌보면 핸디캡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사진인 듯이 그림인 듯이 차경작가만의 색감과 느낌이 있다. 말하기 전에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그녀의 시력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 보차 버거워했었다. 하지만 오히려 결핍이 그녀를 사진의 세계로 이끌었다. 남다른 눈을 가지고 있으니 어떤 세계를 보여줄까? 뿌연 시각에서도 누군가의 표정을 담을때에 순수한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느낌을 끌어내기란 여간 어려울 것이다. 남들보다 몇 배의 고민과 노력을 했으리라. 그렇게 오래토록 진심을 담아내고 바라보려하니 시력의 결핍으로 오히려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그것을 끌어내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시선너머의 사각프레임안에 담기는 풍경이나 물체를 어떻게 마음안에 담아두고 결과물인 작품으로 나오게 될까. 책 표지의 작품은 두고두고 보고싶을정도로 아름다웠다. 햇빛에 비추는 나무의 그림자를 그대로 비추며 마치 자신의 모습을 수줍히 뽐내는 것 같았다. 죽음을 마주하고 찍는 사진은 어떤 느낌일까. 더욱 피사체를 담아내는 그녀의 손길이 진중함으로 다가갔다. 다른 타인을 찍어주는 것보다 가족을 찍는것은 어렵다는 것을 느끼기도 하며 부모님은 차경작가에게 부모님이 직접적으로 죽음을 남기고 싶지 않아서일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젠 나도 나이가 찼고 누구나 그렇겠지만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눈앞에 마주한 경험은, 내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했다. 나는 죽음을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았고 더욱 삶과 생에 대한 갈망으로 여기까지 왔다. 시간시간이 더욱 소중하다. 살면서 나의 죽음을 어떤 모습일까도 생각해보고 나의 가까운 사람이 내가 소중한 사람이 죽게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 막연히 생각해본다.

P.115
산 사람이 죽음에 대해 얼마나 알겠는가. 나 또한 아직, 잘 살아냄으로써 잘 죽을 수 있는 이치 외엔 무엇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좋은 죽음을 마주할 수 있도록 지금 '잘' 살고 있는 나를 기록하고자 권유하는 것이다.

P.141
눈을 뜬 내가 눈을 감은 나를, 눈을 감은 내가 눈을 뜬 나를 바라보는 시간. 그 경험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어떤 대화를 건네볼 수 있을까? 이 경험으로도 삶과 죽음이 닿아 있음을 함께, 조금은 알아챌 수 있을까?

내가 죽으면 누가오나? 누가 아파할까? 누가 기도해줄까?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가기도 했다. 최근에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의 투병과 아픔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질문들이 내 삶을 파고들어갔다. 결국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더욱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죽음은 언제고 닥쳐올 수 있다. 사람에게 주는 위로도 크지만 글은 나에게 더욱 명징하게 다가온다. 그것도 사진이나 그림이 함께 할때에는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사람마다의 서사를 끌어내어 사진을 찍은 모습이 보고싶어서 인스타도 들어가서 보기도 했다. 그녀의 사진엔 진심이 담겨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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