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오리지널 초판본 고급 양장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양장본 2
헤르만 헤세 지음, 박지희 옮김, 김욱동 해설 / 코너스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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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아래서_헤르만헤세 #코너스톤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마주할 때마다, 그의 작품 너머에 숨겨진 깊은 자전성과 인간 내면의 심연이 자연스럽게 읽혀진다. 특히 [수레바퀴 아래서]는 단순한 성장소설을 넘어, 억압 속에서 파괴되어 가는 존재의 본질을 헤세 스스로 끊임없이 탐구한 기록처럼 느껴진다. 헤세는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태어났다. 목사였던 아버지, 독실한 신학자 가문의 어머니 아래서 그는 일찍이 신앙과 전통, 권위의 울타리 속에 놓였다. 하지만 그 틀 속에 머무르기엔 그의 내면은 너무도 예민했고, 질문이 많았으며, 결국 그의 글들은 한 인간의 영혼이 억압과 기대 사이에서 갈라지고 다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주인공 한스의 흔들리는 내면은 결국 헤세 자신의 분열된 자화상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건, 헤세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문득 간디의 얼굴이 겹쳐 떠오른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서구의 신분과 배경을 지녔음에도, 그가 끝없이 동양 사상, 특히 인도 철학과 불교, 인간 존재의 궁극적 깨달음에 천착했기 때문일 것이다.[싯다르타]를 통해 그가 그리고자 했던 ‘깨달음으로 향하는 길’은 국경과 문명의 경계를 초월한다. 헤세가 오히려 규율과 신학교의 삶을 받아들였다면 어떤 글이 탄생했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P.234 젊은이는 수레바퀴 아래 깔린 달팽이가 아니라 수레를 끌고 앞으로 나아가는 수레바퀴 그 자체여야 한다는 것이다. -작품해설중에서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는 총명하다 그리고 아버지는 어부이자 공장노동자인데 아들의 성공을 바란다. 무엇보다 신학교 입학시험에 합격하여 훌륭한 학업성취를 이루기를 바란다. 신학교의 억압과 압박으로 인해 자유가 없어지니 무기력 해진다. 그런중에 한스는 동급생 헤르만 하일너를 만나는데 한스와 헤르만은 억압적인 것을 견디지 못하고 방황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하일너는 자살하고 그것은 한스에게도 깊은 충격을 안겨준다. 한스는 하일너를 잃은 충격에 몸과 마음이 무너져서 신학교를 중도 포기하게 된다. 결국 한스까지도 죽고만다. 지금의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와 소년의 내면과 삶을 섬세히 표현한다.

왜 제목이 수레바퀴 아래서일까, 가만히 생각해본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쳇바퀴 같은 삶을 떠올리게 한다. 어쩌면 개인의 삶과 목소리는 없이, 그 거대한 수레바퀴 아래 깔려버린 모습, 그런 무력함을 말하는 건 아닐까 싶다. 또 한편으로는 헤세가 살아낸 그 시대 억압과 기대가 짓누르던 그 공기를 그대로 담아낸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일까 이런 고전은 오래 지나도 여전히 울림이 크다. 그냥 책을 덮어도 마음 한구석이 계속 물음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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