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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뚜벅이 시점 세계여행 - 인생의 경험치는 걸음 수에 비례한다
송현서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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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으로 인생을 완성한다’는 신념을 가진 송현서 작가는 전 세계 21개국 25개 도시를 걷고 기록해온 여행자다. 그는 네이버 공식 여행 인플루언서이자 사진작가로 ‘뚜벅이는 윤슬’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행사 직원으로 시작해 여행 전문 에디터를 거치며 여행을 일과 일상으로 이어온 그는, 만 명 이상의 블로그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로도 활동 중이다. 송현서 작가는 ‘인생의 경험치는 결국 걸음 수에 비례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혼자서도 주저 없이 길을 나선다. 뉴욕, 파리, 프라하, 리스본, 마드리드 등 도시마다 남긴 발자국과 이야기들은 《전지적 뚜벅이 시점 세계여행》이라는 책으로 엮였다.
혼자 떠나고 싶지만 망설이는 사람, 낯선 곳에서 새로운 나를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여행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을 바꾸는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사람의 여정이 담겨 있다.
작가가 바라본 시선이 참 인상 깊었다. “이 도시의 바다로 커튼을 만들어보고 싶다”, “해안가를 따라 있는 건물들에 주황색 망토가 둘러졌다”는 문장을 읽는 순간, 머릿속에 선명한 장면이 그려졌다. 그녀의 표현은 풍경을 바라보는 감각을 새롭게 일깨워줬다. 세계를 걷는다는 건 결국 세상의 풍경을 내 언어로 다시 해석하는 일이 아닐까. 그렇게 걷다 보면 즉흥적인 상황을 마주해도 견디는 힘이 생기고, 동시에 사람을 낭만가이자 몽상가로도 만들어준다. 저자가 찍은 프랑스 니스의 바다가 나온 사진을 지긋이 바라본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 위로 햇살이 부서지고,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작은 건물들이 영화 속 장면처럼 보였다. 그때 문득 영화 <말레나>가 생각났다. 시칠리아의 해변, 잔잔한 지중해, 그리고 말레나. 모니카 벨루치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영화에 나오는 바다를 보며 좋았다. 가본 적 없는 곳이었지만, 영화 속 그 풍경은 내 안에 너무나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해변가 난간에 앉아 말레나를 바라보던 남자들의 시선, 바람에 흩날리던 그녀의 머리카락, 그 모든 이미지가 내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었다.
그래서일까, 낯선 도시의 바다를 마주할 때면 나는 종종 영화 속 그 시칠리아 마을을 떠올린다. 사람들은 새로운 장소를 찾지만, 나는 그 안에서 이미 마음에 자리 잡은 기억을 꺼내곤 한다. 여행이란 결국 어디로 가는지가 아니라, 그곳에서 내 마음속 오래된 장면들이 어떻게 깨어나는지를 확인하는 여정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낯선 곳을 꿈꾼다. 가보지 않은 곳을 그리워하고, 아직 걷지 않은 길을 상상한다. 그 모든 풍경이 결국 내 안의 몽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아침 식사가 기다려지는 나라가 있다고 한다. 그곳은 바로 튀르키예였다.
저자는 ‘하루의 시작은 무조건 밥심’이라는 한국인은 역시 밥심이지. 나도 여행지에서 조식에 꽤 진심이다. 그 아침을 어떻게 시작했는지다. 가끔은 여유 있었던 여행지의 아침들을 문득 생각해본다. 언젠가 아이들이 크고, 혼자 떠나는 여행을 하게 된다면. 음화화화 혼자만의 여행 생각만해도 설렌다. 하지만 혼자 여행은 두렵고 떨리고 기대되는 복합적인 마음이다. 익숙하지 않은 도시를 걷고, 낯선 카페에 앉아 조용히 아침을 먹는 날이 오겠지.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내 시간을 쓰는 여행. 혼자지만 그게 불편하지 않은 순간. 어쩌면, 그런 여행을 가장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날이 오면, 낯선 어딘가에서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웃고 있는 나를 떠올려본다. 생각만으로도, 지금보다 조금은 단단해질 것 같은 느낌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