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아침
파스칼 키냐르 지음, 류재화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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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을 읽었던 적이 있다.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을 알쏭달쏭해하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돋보적인 키냐르의 수사학이다. 이번 책은 난해하거나 안갯속으로 이끄는 작품이 아니어서 좋았달까. 1984년 노르망디 태생이며 음악가인 아버지와 언어학자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서 다양한 악기와 여러 언어를 습득했다. 키냐르는 어린 시절 심하게 앓았던 두차례의 자폐증을 앓았다. 제목을 보고 세상은 항상 당연히 어둠이 지나가면 아침은 온다고 생각했는데 키냐르는 "세상의 모든 아침은 다시 오지 않는다"(tous les matins du monde sont sans retour.) 라고 책 뒤편을 보며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샘솟아서 펼쳐들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두명의 실존인물인 주인공 생트 콜롱브는 비올라 다 감바(viola da gamba)의 뛰어난 연주자이며 제자인 마렝 마레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바로크 시대의 현악기인 비올라 다 감바의 대가였다. 스승은 '은둔형'인 반면 제자는 야망과 욕망이 가득한 성공을 꿈꾸는 음악가이다. 세상을 대할때에 완전히 다른 삶을 추구하는 두사람의 삶은 나는 공감이 되기도 했다. 고증보다는 몇개의 일화를 가지고 두사람을 놓고 이랬을거라는 이야기를 통하여 함께 상상해보기도 했다.

음악을 표현한 그의 필력에 감탄하며 웃음짓는다. 음악은 인간에게 어떠한 존재이지? 덤덤히 콜롱브는 제자에게 덤덤히 음악가와 연주가의 차이에 대해 말하며 제자 마랭 마레의 음악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몸의 자세로서의 음은 내지만 감동은 주지못했나보다. 제자가 음악에 대해 느끼게 해주려 하는 한 장면에서 폭소했다. 우리 아들이 하는 행동과 같은 행동을 보고 콜롱브는 "꾸밈음 스타카토가 저걸세."라며 두사람 앞에 한 소년이 바지를 내려 눈속에 시원하게 볼일을 보며 구멍내는 소녀를 감상한다. 감상이라고 하는 표현이 맞겠다. 제자와 스승의 티키타카가 재미있었다. 작가의 재치가 돋보였달까.

P.118 "그것은 어려운 일일세. 음악은 말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저 거기 있는 거라네. 그런 의미에서 음악은 반드시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 없지."

얇다고 생각해서 펼치는 책이 오히려 여운이 많이 남기도 한다. 화가는 자신이 느끼고 감명이 올때에 피사체가 자신의 그림이 되듯이 음악가도 어떤 소리를 들으면 그것으로 음을 생각한다. 온통 머릿속에 가슴속에 음악이 살아숨쉬듯이 말이다. 잠시 내가 콜롱브가 되었던 시간이었다. 간만에 비올라 다 감바의 선율도 듣고 감명을 받았다. 이 책을 덮으면 그림과 음악의 향연인 두터운 책도 다시 꺼내 읽어야겠다.

#파스칼키냐르수사학다시펴봐야지 #이젠조금읽어지지않을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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