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_양귀자 #쓰다 25세 여인 안진진은 쌍둥이 동생을 둔 억척스러운 어머니와 자유로운 한량인 어쩌다 집으로 돌아오는 아버지, 껄렁껄렁 조폭 보스가 꿈인 남동생과 함께 네가족이다. 갑자기 자다 깬 진진이는 무서운 꿈을 꾸듯이 격렬하게 다짐하듯이 외치며 꿈에 깨었다. 자신의 생을 자기 본인이 바꿀 수 있는 기로에 서있는 사람처럼 말이다. 살다보면 선택의 기로에 꼭 서있게 된다. 자의든 타의든 말이다. 양감(量感)이 없는 부피가 아주 적은 인생이라니. 20대중반에 나는 무엇을 생각하며 살았나. 삶이라고 언급할 것도 없이 앞만보고 달렸다. 안진진 나이에 내 인생에 어둠이라는 건 당연히 없는듯이. 건달이었고 술꾼이었던, 일을 해본적이 언제였을까 떠올려보면 기억에 없는 무늬만 있는 등본에도 '행방불명'처리 되어있는 아버지를 진진과 진모가 닮은 것은 주량이었다. 아버지는 그렇게 술독에 빠져살며 재기의 기회를 박차고 가장으로서의 생활은 내팽개쳐지기 시작했다. 가정을 등한시하며 집에 들어오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진진은 가장으로써 제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 아버지에게 연민과 사랑이 더 컸던 것 같다. 미움보다는 기다리면 아버지가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마음의 일말의 기대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양가감정인 복합적인 감정의 편린이 주를 이룬다. 모든것을 다 이루고 돈 걱정없이 세상편하게 여유로운 이모를 보며 자신의 엄마가 이모였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을까했다. 이모도 싹싹하고 이모와도 잘통한 진진을 보며 내 딸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며 생각하지 않았을까. 밖에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는 아버지를 언젠가는 돌아오겠지 하며 기다렸다. 다시 돌아오니 가족이라는 굴레에서 아버지는 완전 딴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그런 아버지도 거두는 어머니라는 존재는 대단했다. 투덜거리며 불만이 있는 인생에서 살아내고 견뎌내는 것은 어머니의 방식일거다. P.187 이 쌍둥이 자매들은 똑같이 책에 의지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었지만, 선택하는 책은 이토록이나 정반대였던 것이다. 마치 그들의 삶처럼. P.277그러나 나는 그런 김장우의 얼굴에서 문득 아버지의 얼굴을 읽었다. 너무 특별한 사랑은 위험한 법이었다. 너무 특별한 사랑을감당할 수 없어서 그만 다른 길로 달아나버린 내 아버지처럼. 김장우에게도 알지 못하는 생의 다른 길이 운명적으로 예비되어 있을지 몰랐다. 지금은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알아도 어떻게 할 수없겠지만, 사랑조차도 넘쳐버리면 차라리 모자란 것보다 못한 일인 것을.김장우와 결혼에 골인할 줄 알았는데 나영규와 결혼했다니 정말 의외였다. 생각해보면 자신의 처지와 힘듦을 나영규에게는 오픈했지만 김장우에게는 잘보이고자 하는 맘이어선지 첫단추가 잘못꿰어진겐지 김장우에겐 자신의 가정사를 꺼내지 못했다. 사람의 인연은 이렇게 퍼즐처럼 잘 맞춰진 것 같다가도 첫단추가 잘못꿰어져 어긋나는 경우가 있다. 완전 다른 성향의 나영규에게 더욱 끌렸을 진진이는 어떤 삶을 살고있을까? 추측으로는 김장우는 자신의 아버지의 느낌이 있었고, 나영규는 이모부의 느낌이었지 않았을까. 이모의 삶을 동경했고 이모가 엄마이길 바랬던 진진. 이모는 극심한 외로움에 마지막에는 진진만 염두해두었나보다.P.296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1998년에 나온 책이다. 27년이나 지난 책이지만 시대의 큰 간극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몰입이 되었다. 진진의 부모님이 이혼을 했다면 내가 아는 이야기가 된다. 사람의 삶의 모양은 다양하고 모순투성이인 삶이구나. 선택의 기로에 선 인생은 모순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