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하는 일
조희선 지음 / 비공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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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하는일 #조희선 #비공

내가 본 조희선 작가는 누구보다 글쓰기를 사랑하고 그 글을 통하여 세상과 소통하고픈, 목사라는 직분보다 작가라는 수식어가 더 잘 맞고 어울리는 눈이 초롱초롱 청년의 바이브가 있는 작가이다.
첫번째 작<이 정도면 충분한>은 표지의 눈부신 햇살만큼이나 따사롭고 인생의 원중에 반만 그렸다면 이제 반을 찬찬히 완성해가는 걸어 온 궤적을 그려냈다.
두번째 작<몸을 돌아보는 시간>은 작가가 심한 허리통증(요통)으로 심하게 고생했는데 허리통증탈출기로 긴시간 걸쳐서 몸을 치유한 회복기를 다룬 책이다.

<나이가 하는 일>은 무려 2016년부터 2024년의 일기를 다듬은 에세이이다. 살아가면서 나는 어떤 방향과 중심을 잡고 살아가야하나 할때가 있다. 나이가 하여 몸이 쇠해지는 것은 슬픈일이라고만 생각했다. 몸의 변화는 싫었지만 사유의 깊이가 더해지고 연륜이 쌓인다. 나는 어떤 태도와 경험으로 삶을 바라보느냐는 책을 읽기도 하고 사람책을 만나며 나의 정체성과 중심이 무언가를 잡아가는 것 같다.

몸도 예전같지 않다. 아이들도 다 키워놓고 결혼시키고 배우자와 단둘이 함께 할 밝은 노년을 꿈꿨지만 <몸을 돌아보는 시간 시즌 2>가 시작되고 있다. 불평불만보다는 나이가 하는 일을 받아들이는 일. 그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고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삶일 것이다. 책을 읽으며 유레카를 외치기도, 깨닫기도 한다.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사람마다의 삶의 궤적은 많은 성찰과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P.67 글, 사진, 영상°°°°사유로 우리는 다른 길을 가고, 자신을 변화시킨다.

P.69 세상에는 온전한 내 것도, 온전한 남의 것도 없다.

인생을 통달한 듯한 문장이었다. 내 것도 니 것도 세상엔 없다. 그렇다고 욕심을 없애는 것은 의욕이나 목표가 아예 없다는 것이 아니다. 나의 삶의 포커스를 어디로 맞추는가 삶의 방향성을 잘잡고 살아야 한다. 나도 선한 사람이 되고자 열심을 내지만 내 안에 악한 마음과 항상 매번 실갱이한다.

P.103 악과 선 사이를 수없이 왕래한다. 악한 사람 선한 사람이 따로 없다. 한 사람이 악하고 동시에 선하다.

나도 내 안의 악과 선이 수없이 실랑이를 한다. 보여지는 악보다 살며시 고개를 들어 말로 하는 악도 나쁘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을 알기 전, 책을 읽기 전이라고 해야할까. 무의식으로 내뱉는 말로 악의는 없지만 상처를 주는 것도 있었겠다. 더욱이 행동도 그렇지만 말도 조심해야 한다. 비난과 모욕, 가스라이팅, 조작적인 칭찬말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악하지만 동시에 선하다.

여행에 관한 글은 나를 꿈꾸게 만든다. 책으로의 여행으로 즐거웠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여행을 꿈꾸게 한다니. 나의 10년 후 20년후가 기대된다.

좋은 글은 많은 생각거리를 주는 것이라고 느낀다. 세대의 간격이 느껴지지 않은 그녀의 통통튀는 글도 좋다. 꾸밈이 없는 그녀의 멋스러움이 표지에 보여진다. 늘씬한 흰머리 청년의 느낌이 있다.
그녀의 일기에는 사회적 이슈와 현대 사회를 냉철히 판단하여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부조리한 것은 비판하고 차별이 있는 사회는 변화되길 원하는 깨어있는 시선으로 세상을 통찰한다. 분별해가며 삶을 통합해가는 그녀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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