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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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소녀 #클레이키건지음 #다산책방

클레이 키건은 아일랜드 출신의 소설가이다. 주로 아일랜드의 시골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발표했다. 대표작으로 <맡겨진 소녀>,<이처럼 사소한 것들>,<푸른 들판을 걷다>등이 있으며 맡겨진 소녀는 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던 작품이다. 아일랜드에서는 오래전부터 거장의 반열에 올랐고 아일랜드 현대문학의 대표작가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문호 안톤 체호프와 같은 아일랜드 작가인 윌리엄 트레버와 견주기도 한다. 무려 24년간 활동하면서 단 4권의 책을 냈다. 맡겨진 소녀 부터 천천히 한권씩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녀의 글은 간결하고 예리하며 잔잔하며 여운이 길게 남는다. 나는 아이가 나오는 소설이라고 해서 엄청난 반전이 있는 그런 소설로 생각이 되어 숨죽여보았다. 내가 얼마전에 봤던 모드 쥘리앵의 <완벽한 아이>와 비슷한 소설일까하면서 집중하였다. 혼자 소설 일기 초반에 온갖 갖은 추측을 다하면서 보는 추측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가난한 집에 태어난 소녀는 버려진 것인가? 아니면 맡겨진 집에 가서 주인 부부가 아이에게 어떻게 할까? 이러면서 읽게 된 소설이었다.

아일랜드의 먼 시골에 사는 아이 많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어린 소녀가 먼 친척집에 맡겨진다. 그 소녀가 일면식도 없는 먼 친척인 킨셀라부부에게 맡겨진다니 얼마나 어리둥절할까? 내가 느꼈던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 부모님이 나를 버렸나? 이 분들은 나를 정말 잘 돌봐주실까? 안전한 곳이 아니면 어떻하지? 여러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며 얼마동안은 혼돈의 카오스가 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부모가 보기에는 '골칫덩이'라고 불리우는 아이는 킨셀라부부에게 맡겨지며 부모에게도 받지 않은 친절과 베품을 받으며 많은 생각이 교차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P.30 나는 물을 여섯 잔이나 마시면서 부끄러운 일도 비밀도 없는 이곳이 당분간 내 집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도 어릴때에 친구네에 놀러갔다가 그 집에서 살고 싶다고 떼를 썼던 어린 기억의 나를 보게 되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는 초1학년이었는데 우리집은 전파사를 했었고 전파사 안에 단칸방에서 살았다. 전파사에 어항이 있었는데 우리 부모님은 어항이 깨질정도로 정말 자주 크게 다투고 싸우셔서 집에 남는 물건이 없을정도였다. 아기때에는 아빠가 사랑을 많이 주었지만 조금씩 커갈수록 삶의 무게때문인지 무엇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가정보다는 바깥일에 더 집중하고 남한테는 잘하고 집에서는 스트레스를 푸는 가부장적이고 아빠상이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친구집에 가면 다정다감한 친구의 부모님이 우리 부모님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잘놀아주고 사랑을 듬뿍받는 친구모습이 그렇게 부러웠다. 급기야 해가진 저녁에 친구한테 나 너네집에서 살고싶다면서 떼를 썼었는데 친구가족이 얼마나 내가 부담스럽고 안쓰럽고 그랬을까 싶었다. 아이의 모습에서 나의 어린시절의 모습을 봤다.

아이의 가정은 다복한 가정이지만 아이를 소홀히 대하고 무심하다. 반면 킨셀라부부는 아이를 잃은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 맡겨진 아이가 집으로 오게되어 상반된 느낌을 던져주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킨셀라부부에게 아이가 왔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하고 말이다. 내심 킨셀라부부도 아이가 양딸로 살았으면 좋겠다 생각하지 않았을까?

P.82 참 이상하다. 엄마 소의 우유를 짜서 내다 팔기 위해서 젖소에게서 송아지를 떼어 내 우유 대신 다른 걸 먹인다니. 하지만 송아지는 만족스러워 보인다.

부모가 있는 곳이 아닌 맡겨진 곳에서의 생활도 만족스럽다는 뜻으로 느껴졌다. 생소함에서 오는 평안함에 어리둥절하지만 킨셀라부부에게서 사랑을 조금씩 알아간다. 따뜻한 돌봄속에서 다시 이전의 가정으로 돌아가 아이가 잘 자라주기를 바란다. 초반에 노심초사하면서 봤었다. 그리고 많은 물음들이 스쳐지나가기도 했고 과거의 나를 소환해주기도 했으며 나였으면 저런 상황에서 어땠을까부터 원가정에서의 아이는 잘 자랄 수 있을까까지 많은것을 유추해내고 생각해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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