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기린을 보러 갔어
이옥수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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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기의 아이들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가끔식 읽는 청소년문학은 무엇보다 현실사회를 실감나게 그려서 찾아서 읽어보기도 한다.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더욱이 잘 표현하였으며 무엇보다도 청소년문학에 눈을 뜨게 된 것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의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를 알고나서부터이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대화와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것인가를 알고 난 후부터는 그 마음을 공감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문학을 꼭 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옥수작가는 작품으로써 청소년의 삶과 고민을 생생하게 그려내었다.


 주인공 중학생 '송이'가 부모님의 이혼 후 엄마와 함께 살아가며 겪게되는 송이의 성장스토리이다. 책의 중심에는 엄마의 연애사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혼 후에 겪게 되는 엄마의 마음을 가감없이 써내려갔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혼 후에 송이와 함께 알콩달콩 살고 있지만 누구에게 마음둘곳이 없는 엄마는 몇번의 연애실패끝에 '북극곰'처럼 생긴 총각을 만난다. 엄마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와 마음한켠을 자리잡는다. 하지만 그런 송이는 마음을 내어주는 엄마에게 서운함, 미움 등등 여러가지 알지못한 복잡한 감정에 휩쌓이게 된다. 아빠에게는 새 가정이 생기며 배다른 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긴 것 같아 서러운데 엄마에게 그 '북극곰'아저씨에게 엄마를 뺏긴 것 같아서 너무 속이 상한다. 그러면서 엄마와 함께 보러간 겨울기린을 송이도 혼자 보러갔다. 기린을 보며 혼자인 송이는 위로를 받았다. 그렇다보니 세상에 내 편은 없는걸까 하고 속절없이 부모에 대한 원망이 쏟아진다. 그 갈등으로 송이는 밖으로 튕겨져 나갈수도 있었지만 곁에 송이친구 준서가, 준서의 아빠 광석이, 홍이모가 마음을 잘 달래주고 어루만져 준다. 송이곁에 이들이 없었다면 붕뜬 송이의 마음을 과연 누가 풀어주고 어루만져줬을까 생각했다. 그 힘든시간을 옆에 있는 사람에게 말하고 풀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느낀다. 청소년기에는 자녀와의 대립으로 부모도 아이도 서로의 생각이 너무 달라서 대화가 안되는 경우가 많기도 했다.


P.159 기린이 송이를 가만히 보고 있다.

        송이도 가만히 기린을 보고 있다.

        기린의 두 눈에 눈물이 그득하다.

        송이의 두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송이가 부모가 이혼했지만 사랑을 듬뿍받고 자랐고 부모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구나를 느꼈다. 서로 건강한 대화를 이어갔다는 것에 엄마의 연애사건을 슬기롭게 풀어나갔다고 생각했다. 아직 중학생인 송이가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배웠을까? 나의 기준으로 보자면 나의 중학생때를 보자면 심오하고 철학적이고 깊이있는 이야기는 풍선처럼 하늘로 둥둥떠다니는 이야기 같았다. 그래도 어릴때에 이렇게 주변에서 어른이 얘기해준적이 있나 생각해보면 아~무 생각없이 살았기에(그저 떡볶이는 맛있고 친구는 좋았다라는 마음이었던 것 같았다.) 깊이있는 생각을 하고 살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깊이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어른이 있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P.173 내게 필요한 엄마, 한마디로 필요충분조건을 요구하고 있어. 그래서 엄마를 죽여야 한다는 거야. 송이 맘속에서 그런 엄마를 죽인 후 한 인간, 한 여자로 다시 봐야 한다는 것이지. 엄마라는 해시태그를 붙여서 송이 생각과 고집만 강요하지 말라는 거야. 그럼 지금보다 훨씬 자유롭게 서로를 존중할 수 있어. 인간 대 인간으로.


청소년을 키워내고 있는 부모도 청소년문학을 읽으면 좋겠지만 청소년들도 청소년문학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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