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선
이병순 지음 / 문이당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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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선 #이병순장편소설 #문이당

국내소설도 좋아하지만 소설의 짜임새가 일품인 문이당의 소설을 좋아한다. 최근까지는 사실에 입각한 작가가 경험한 것을 토대로 쓴 소설에세이를 주로 읽었었는데 이번 태안선을 쓴 이병순작가의 소설은 몇 년에 걸친 자료조사로 우리나라 고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꼭 전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소설을 완성해갔다. 문장 하나하나에도 자료조사를 허투루하지 않고 탐문하여 써내려갔다. 고고학에 문외한인 나는 이 소설을 통해 작가가 써내려간 고고학으로 탐험해보려고 한다. 꼭 미지의 세계, 경험하지 않는 세계로 말이다. 해양유물탐사대원은 침몰된 오래된 선박으로의 여행은 목숨을 걸고 바닷속 미지의 세계에서 역사를 발굴하는 것이다. 문득 타이타닉호도 생각이 났달까. 안그래도 뒷편에서는 영화 타이타닉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시대 그 느낌 그대로 시대가 나에게로 왔다.

박물관을 좋아하는데 아쉽게도 우리나라엔 수중고고학박물관은 가까이있진 않고 목포에 해양유물전시관으로 아시아 최대 수중고고학 박물관이 있다. 수중고고학으로의 초대는 무한한 상상과 신비로움으로의 여행이었다. 수중문화유산으로 깊은 바닷속의 보물은 얼마나 있을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읽어내려갔다.

.삼대가 바다를 사랑하여 주인공 송기주의 할아버지는 강진의 돛배선원으로 일하였고, 아버지는 송기주가 태어나기전 라스팔마스 원양어선 선원이었다. 아버지는 고된 배에서의 생활을 듣고 자랐었고, 바다에 관한 책을 접하게 되면서 꿈을 꾸게되었고 호기심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열여섯살 무렵 젊은나이에 아버지는 폭풍을 만나 배가 난파되면서 바다에서 수색했지만 실종되어 찾지못했다. 그런 후 어찌 바다가 기주를 당긴건지 이후로 수중고고학은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내가 기주의 입장이라면 아버지를 집어삼킨 바다는 얼씬도 안했을텐데 슬픔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으로 뛰어드는 기주가 멋졌다. 기주의 2000년대 감성이 그 시절로 나를 소환하기도 해서 아련했다. 기주가 와이프인 영지와의 연애를 하며 여느 연인처럼 미래를 바라보며 나의 연애때도 문득 생각나기도 했다. 불안하기만한 미래를 함께 꾸려나갈 수 있을까? 고고학과 잠수의 콜라보인 수중고고학자인 기주를 못마땅하게 본 애인이었던 영지는 딱 거기까지였다. 사랑하는 사람의 직업까지는 안고 갈 수 없었고, 부모의 반대도 뿌리치지 못했다.

장마가 시작된 시점이라 더 책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다. 근방의 아낙들에게 수중에서 찾은 청자를 닦게하는 일거리를 주었는데 그 사투리의 구수함이 매력적이었다. 그 어린나이인 10살즈음에 무안해제에 할머니댁에 가면 주방에 옛그릇부터 골동품들이 즐비했다. 갑자기 옛풍경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옛기억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 같았다. 사람과 사람사이 절친한 사람, 가까운 사람과의 쌓였던 신뢰가 깨지는 감정선까지 섬세히 그려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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